출처 :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https://m.segye.com/view/20230320515686)
-----
"공유정원 함께 가꾸며 삶의 질 높여요"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 대표
“주택 옥탑에 모여 식물 심고 즐겨 정원서 요가·모임 등 다양한 활동 관상용서 이제 경험의 공간으로”
“심오한 지식보다 직접 키운 당근을 힘겹게 땅에서 뽑아낼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해요.”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한 주택가 옥상 정원에서 만난 이가영(39·사진) 서울가드닝클럽 대표가 전한 회원들의 후기다. 다세대주택이 옹기종기 들어찬 주택가 옥탑 사무실 정원엔 로즈메리부터 참억새, 문그로우 등이 가지런히 심겨 있었다. 그 사이로 번호가 매겨진 0.6㎡ 크기의 검정색 상자가 여럿 눈에 띄었다. 이곳이 회원들에게 일정 기간 분양해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는 공유정원이다.
2017년 5월, 30대 초반의 이 대표는 광고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다 어느 날 문득 “1년 정도는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홀연히 사직서를 내고 자체 휴경기에 돌입했다. 우연히 버스를 타고 가다 보이는 차창 밖 풍경 속 숲에 풀과 나무 이름을 하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스마트폰으로 등록 가능한 가드닝 수업을 검색해 등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원예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요가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그는 “그렇게 춘천 수목원에 가서 배우고, 정원 디자인하는 곳에 공사도 따라다니고, 관련한 아르바이트도 1년 가까이 했다”며 “이걸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 결국 기존에 해왔던 기획력을 살려 식물에 도시와 공간을 접목하는 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 길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적인 지식도 쌓았다.
대학원생 시절 우연히 문을 연 공유정원 프로젝트가 창업의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옥탑방 작업실에 작은 정원이 있었는데 이곳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같이 정원을 가꿀 사람을 모았는데 인근에 살던 개발자, 회사원, 건축가, 작가 등 여러 사람이 모였다”고 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각자의 정원을 가꾸고 즐겼다.
▲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 전.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과거 구청에서 분양하던 텃밭에는 없었던 콘텐츠가 이곳의 강점이다. 3년 전 창업한 그는 “과거에는 정원이 단순한 관상용이었다면 이제는 거기에 콘텐츠를 넣어 경험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단순히 정원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정원에서 요가 수업도 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정원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그는 “도시의 공간이나 구조가 너무 공급자 중심”이라며 “이걸 수요자 중심으로 우리 삶에 필요한 녹색 공간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환경을 요구하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그 이야기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어느 날 자기. SNS에서 키우는 식물이 100개가 넘어간다는 사랑의 피드를 보게 된다. 거기서 눈에 띄는 식물의 이름을 메모해둔다. 과습에 민감하지 않 은 식물을 첫 식물로 골라서 짐에 들여놓았는데 채 2주가 지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이유는 모른다. 늘 접속하던 증고거래 앱에 들어가서는 예전에는 관 심도 없던 '식물 모종 무료 나눔글'에 눈길이 머문다.다시 몇 개의 식물을 더 들여온다. 슬슬 날이 추워지면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두기 어려워질 테니, 다시 들여온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예정에 없던 '서큘레이터'를 하나 사 두어야 하나 고민이다. 어디선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레파토리다. 식물과 함 께 사는 법을 속성으로 익힌 우리는 여전히 식물집사로서 시행착오를 겪는 층이다. 서울시 동작구 핸드픽트로텔의 가장 상충부에 자리한 그린라이프 플랫 폼 '공유정원'을 들러볼 때다.
그들은 왜 '옥상'으로 갔을까?
1990년대 후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후지TV 드라마 ( 베케이션)에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세나' (기무라 타쿠야)는 옥상이 있는 3층 집에 산다. 미 나미 (야마구치 토모코)에게 있어 그 집은 결혼이 예정되어 있던 상대가 말없이 이사를 가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세나와 미나미는 옥상에 자주 오르고, 불어오는 여름 바람을 맞으며 시시콜클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들에게 옥상은 아무 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곳이다. 공 유정원에 처음 방문한 건 쌀쌀한 늦가을이었지만, 어쩐지 여름의 한 장면을 붙들어 둔 것 같은 (공 베케이션> 속 세나네 옥상이 떠올랐다. 공유정원에 들어 서자마자 보이는 '영원한 사랑' 백화는 루프탑의 노을에서 영감을 받은 앤드류 햄이 그의 아내를 그린 것이다. 이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고개를 들어 자 주 바라보던 욕상의 옥외광고판 속 시티팝 UP 커버스러운 편안한 이미지와 'Don't wory, Be happy'라는 메시지를 연상시켰다.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는 2018년, 자신의 작업실 옥상을 오픈하며 정원을 꾸렸다. 이곳에 지인은 물론이고 모르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걸 보면서. 옥상이 가진 가능성을 보았다. 그렇다면, 집이나 작업실이 아닌 호텔의 옥상은 무엇이 달랐을까? 대개의 호텔 루프탑은 두숙객들이 고층에서 전망을 내려다보게 하는 기능에 충실하다. 이 경우, 이용자의 시선은 자꾸만 바깥을 향한다. 공유정원은 공간 내부의 새로운 쓰임새를 찾고자 했다. 호텔에 머무는 투숙객들에게는 '식물'에 대한 각종 니즈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유휴공간을 가장 잘 활용해줄 수 있는 이들은 식물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마음을 먹은 이들이 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지만, 드나들 수 있는 대상의 범위는 더욱 확장되는 것이다.
그들은 왜 '상도동'에 1호점을 만들었을까?
본격적으로 공유정원이 있는 꼭대기층에 오르기 전에, 이를 떠받치고 있는 건물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2016년에 문을 연 핸드픽트호텔은 개점 2년만 에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모노를>이 선정한 100대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역사가 짧은 호텔이 빠르게 영예를 얻게 된 덕에, 효기심을 가지고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에 오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김성로 핸드픽트호텔 대표는 3대체 등작구 상도동에 살고 있는 거주민으로, 지역과 귀를 같이 하는 로컬 호텔을 지향한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지역 재래시장에서 수급한 재료로 호텔 내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로비는 9층에 있어 투숙 목적이 없는 사람도 자유 롭게 1층에 드나들며 신진 예술가의 설치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가 증명하듯, 2019년 기준 호텔 이용객의 45%는 동작구민이었다.
한편 이곳은, 국내 호텔 중 처음으로 도시 양봉을 시작한 곳이다. 복잡한 도시 안에서 꿀멀이 집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서초구 논현동의 한 옥상에 서 구조한 꿀벌들이 핸드픽트호텔의 옥상 한편에 정착했다.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멸종 위기의 꿀벌'이 전세계적인 뉴스 토픽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만큼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선행되었던 양봉 프로젝트는 마치 공유정원이 뿌리를 내릴 기본 토양이 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핸드픽트호텔은 지금까지 꿀 수확행사, 어린이 꿀벌 체험 교실, 도시 양봉가 양성과정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공유정원과 '어반비즈서울'의 공동 관리 하에 양봉 작업 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공간에서 생산된 꿀은 호텔 투숙객을 위한 음료 제조 시 사용된다. 호텔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것은 인간이지만, 상도동에 터를 잡은 건물을 증심으로 생태계의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왜 식을 기르는 일'을 공유해야 할까?
최근 2-3년 사이의 '가드닝'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비자발적으로 늘어간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취미로서 권장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개인으로서 해봄직한 일이었다. 이론적으로는, 빛과 바람과 물과 흙이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있는 곳에서 식물을 기를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한 사랑이 하루를 살아가 는 데에 있어 필요한 공공재이기도 하다. 식물과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일에 대하여, 이소영 식물세밀화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식물은 내게 관할 과 기록의 대상이기 전에 이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인 동시에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다볼수록 그 곁에 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하게 된다. (이소영 <식물과 나>, p.8)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사람은 그것이 단지 같은 자리에 고정된 오브제가 아니라, 나와 같은 공기를 나누어 쉬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런 순간들은 일종의 정서적 안정감을 전해주고, 때로는 <식물과 나>에서 다룬 철학적 사유로도 뻗어나간다.
공유정원은 가드닝존, 웰니스존, 가드너의 직업실, 꿀벌정원으로 구획되어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드닝존에는 각각의 가드너마다 플랜팅 베드가 분양된다. 이는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에게 주어진 영역이자. 전문 가드너로부터 식을 기르는 밥을 배우는 학습을 겸한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점원의 이름, 가드너의 이를 (개인 또는 팀명),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날짜, 심긴 것들의 목록을 기록해둔다. 슬꽃나무, 로메인, 무, 타임, 라벤더, 핑크세이지, 애플민트, 박하, 가우라, 무, 등골나물, 슬꽃나무, 적로메인 등 무칙이나 다양한 중의 식품들이 심겨 있다. 무엇된다. 먹거리 식물과 관상용 식물은 따로 심겨지지 않는다. 하나의 토양 내에서 자란다. 계절에 따라 일조량과 금우량이 다르기 때문에, 공유정원의 담당자들이 필요에 따라 평소에 조금씩 플랜팅 베드를 옮기기도 한다. 한켠에 있는 가드너의 작업실은 2시간 동안 예약제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허브차를 마시며 가드닝 관련 도서를 읽거나, 전문가드너의 1: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식물 기르는 일을 개인의 취미에서 모두의 일로 확장하면서 '공유정원'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곳은 선의를 가지고 집에 들였던 식물을 죽여본 적이 있는 경험이 흑역사로만 남지 않도록 다시 한번 도전해보게끔 하는 기회의 장이다. 무엇보다, 설령 식물을 또 한 번 죽이게 되더라도 거 기서 너무 비장해질 필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전문 가드너의 도움을 받더라도, 플랜팅 베드에 심겨진 다양한 식물들의 성장 속도는 들쑥날 쑥할 수 있다. 결과를 두고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일 대신, 이전보다 더욱 책임감이 늘어나는 삶을 경험하는 편이 더 증요하다. 이것이 예비 가드너들이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을 결심하는 이유 증 하나일 것이다. 6주의 시간을 들이는 만큼, 책임감 있게 다른 존재를 기르고 돌보는 태도를 배우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마치 담장이 낮은 이웃집처럼, 다른 플랜팅 베드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함께 바라보게 된다. 덕분에, 자신이 기르는 식물의 성장 속도에만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요구해왔던 성장에 대한 문제 또한 더욱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국, 공유정원을 거쳐 나만의 공간으로 들여 이 다음의 식물들 또한 큰 생태계의 일부라는 걸 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그린라이프는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오늘의 식물집사는 순환하는 생태계를 떠올린다.
저희의 정체성은 '그린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라는 문장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연에 기반한 라이프 스타일 공간을 도시 곳곳에 만드는 일들을 하 고 있어요. 상업/주거/공공 공간의 조경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지만 대중분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즐기실 수 있는 서비스는 여기 '공유정원'이라고 보시 면 돼요. 아무래도 도심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이 가능한 공간이 많지 않잖아요. 이를테면 도시의 유휴 공간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유 정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콘텐츠를 채워 넣어요. 학교에 정원을 테마로 하는 교육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요.
Q. 조직 규모나 구성원들도 궁금해요.
핵심 멤버는 3명이에요. 필요에 따라서 외부 가드너분들과 협력하고 있고요. 서울가드닝클럽 의 강점이자 특징은, 설계나 시공 영역을 넘어서 브랜딩이나 기 획 측면을 더해서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희 대표님은 (서울가드닝클럼 이가영 대표) 오랫동안 광고, 브랜딩 영역에서 일하시면서 조경을 배 우셨거든요. 저 (권오은 실장) 같은 경우는 조정 설계, 공간 설계 그리고 비주얼 아이덴티티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김현아 매니저는 전문 가드너로 정원 교육 이나 식재 설계 등의 일을 하고 있고요
Q.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에요! 조경으로 시작해서 점차 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신 거네요.
맞아요. 저희가 단순히 조경만 하지 않고 이런 단위의 일들을 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각자 배경은 다르지만 '도심 속에서도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일상을 즐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라는 확신과 공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이를 면 한강 공원이나 경의선 숲긴처럼 도심 속에서도 정원과 비슷한 공간들을 찾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정원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 요. 서울가드닝글길은 어떻게 공유정원을 기획하고 조성하게 되었나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내부적으로도 "우리 경쟁자는 공원인거 아니야?" 라는 농담을 하기도 하고요. 가장 큰 차이점은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겅험한다는 것이에요. 그냥 바라보는 것 외에, 자연이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공유정원은 그런 경험들을 제공항으로써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준다는 면에서 공원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Q. 예를 들면 어떤 경험들이 있을까요?
가드닝 체험 같은 것이 대표적일 것 같아요. 공원의 조경은 단순히 '바라보는' 대상인 반면에 공유정원에서는 전문 가드너에게 교육을 받고, 흙을 만지고, 직접 내가 원하는 작물을 심고 관리하고 심지어는 수확까지 하거든요. 그리고 친구들과 수확한 것들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티를 한다거나 하는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요.
Q. 어떻게 보면 자연을 공간의 형태로 즐긴다기보다 좀 더 '서비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네요.
맞아요. 그런 점이 공유정원과 공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정원을 공간의 형태로 경험하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결합한 형태로 제공하는 거죠.
Q. 가드닝 존, 플랜트 바, 꿀벌정원, 엘니스존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 구성으로 공유정원을 운영하고 게세요. 프로그램은 어떤 기준으로 기획하시나요?.
'다양성'이라는 큰 뼈대를 가지고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작은 공간에도 다양한 식율과 꿀벌 같은 작은 도심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정원의 사이클 속에서 웰니스, 자급자족, 제로웨이스트 같은 문화를 함께 말하고, 다양한 레이어의 '그린 라이프스타일'을 경험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Q. 가드닝도 하나의 도시문화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공유정원 프로젝트 이전에도 도심 속 조깅 직업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작업을 하실 때 '도시'와 '빌딩' 같은 요소들과 조경과의 조화로움을 이루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는지도 궁금해요.
저희 이름이 '서울' 가드닝 클럽이잖아요. 저희는 도시 안에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와 문화, 사람들에서 매력을 많이 느낌고, 아이디어를 얻어요. 노들섬에 오픈했던 '식물도' 라고 하는 식을 문화 공간도 그렇고, 서울로7017 고가 하부의 '초속 정원'이라는 프로젝트도 그렇고 모두 '도시'가 매우 중요한 포인 트였어요.
Q. 도시에 자연이 결합하는 다양한 형태들을 만들어내고 계신 거네요.
맞아요. 회색 빌딩으로 가득찬 획일화된 도시의 모습 말고, 도시의 다양성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거죠. 빌딩 위주의 어떤 장소에 정원이라는 요소를 더해 서, 또 그 안에 다양한 수종을 심고 심미성도 있으면서 생산성도 있는 도시 정원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되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게 될 거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와 콘텐츠도 풍부해지겠죠.
Q. 현재 공유정원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요?
가드닝 클럼 시즌 멤버십을 메인으로, 요가 클럽과 가드닝 관련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가드너의 작업실'이라는 서비스를 최근에 새롭게 론칭했어요. 멤버십의 경우에는 야외 가드닝이기 때문에 계절마다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다 달라서 봉/어름/가을/겨울 사계절로 나눠서 2개월간 시즌온. 1개월 정 비기간으로 운영할 계획이고요. 멤버십 1기인 가을 시즌이 지난달 말에 종료된 상태예요
Q. 겨울 시즌의 야외 가드닝이라, 상상이 잘 안 돼요.
그런 생각들을 아마 많이들 하실텐데요. 겨울에도 정원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겨울에 남아 있는 식물들의 뼈대나 구조를 살펴본다든지 눈이 내렸을 때 맺힌 빨간 열매의 색상 대비에서 오는 매력 같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또 겨울이라는 계절이 식물들에게는 봄을 준비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기도 해서 겨울 정원도 풍부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보려고 해요.
Q. 현대인에게 정원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세요? 또, 개인 정원이 아니라 '공유'정원이라는 지정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일이 주변의 식물과 식물 사이, 자연의 생태계. 거기서 더 나아가서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나 스스로를 돌보는 일로까지 연결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돌보는 시간, 행위를 통해 자연의 섭리와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내가 사는 세계에 대입 해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데에 도움을 받거든요.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어요.
그 돌봄의 행위를 커뮤니티를 이뤄 타인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공유'정원의 장점이 드러나고요. 내 정원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정원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행위, 서로의 정원에서 수확한 작물들을 함께 나누는 행위 같은 것들이요.
Q. 식물집사로서 격하게 공강하는 키워드예요. 식물을 키우는 행위를 통해서 인생을 정말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거든요. 삶의 지혜에 대한 통찰을 얻기도 하 고요,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위랄까 '프랙만' 처럼 우리는 우주 속에 있고, 또 우리 존재 하나하나가 모두 소우주라는 느낌. 그러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에서 저희의 슬로건도 한나 아렌트의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가져왔어요. LABOR! WORK! ACTION! 인데, 한나 아렌트는 인간이 실존적 삶 을 살기 위해서는 생명과 세계성, 그리고 다원성이 요구된다고 말해요. 이 조건들에 해당하는 고유한 활동이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이고 요. 그런데 이 개념들이 가드닝과도 완벽하게 점옥이 되더라고요. LABOR는 자연과 연결되는 참된 노동, WORK는 자신의 정체성을 도시와 공간에 표현하 고 표출하는 작업. 그리고 ACTION은 도시의 환경과 공동체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Q. 실존적 삶을 위한 가드닝인 셈이네요. 듣고보니 당장이라도 가드닝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슬로건이에요.
저희가 생각할 땐 가드닝은 삶에서 '의미'를 실현시켜주는 활동이거든요. 실제로 이 일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과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었어요. 그리고 개개인의 경험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서 도시, 사회적인 차원에서 같이 공유하고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접근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어떤 분들이 공유정원을 이용하고 계신가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이도 적업군도 다양하더라고요. 건축 일을 하시는 분, 공간 기획자, 방송 작가, 데이터 분석, 수의학도 등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공유정원 멤버십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말씀하세요.
Q. 멤버십 참가자분들과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혹시 있으세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지금까지 날씨를 많이 신경쓰면서 살지 않았는데, 나만의 정원이 생기고 나니 비바람이 물거나 햇빛이 너무 강한 날에는 야외 에서 살고 있는 내 식물들이 걱정이 되더라'는 거였어요. 진짜 '내 정원' 이라는 교감이나 몰입, 돌봄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요.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한테 정원을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어서 함께 들르시거나 멤버십 데이가 아니어도 꾸준히 방문하셔서 식물들 관리하셨던 분들도 기억 에 남고요. 저희가 꿈꾸는 '그린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본인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계신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Q. 요즘 아이들의 놀이터엔 흙이 없더라고요..아이들이 자연을 벗상아 놀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지는데, 공유정원이 키즈카페 같은 공간을 만든다 떤, 이런 갈증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단위, 어린이 등 타겟을 확장하거나 기존과는 다르게 변경한 공간도 계획도 있으신가요?
아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이나 사회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저희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차차 더 집중하고 싶은 방향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아이들에게 '유료'로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자연, 멤버쉽 공간보다는 일상 생활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학교나 학원, 도서관 같은 교육 관련 공간이 필요 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런 공간들에 제한 없이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자연이 녹아들어야죠. 자연이라는게 평등한거고. 소수를 위한 특권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거든요.
Q. 그렇네요. 자연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인프라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공헌 사업 같은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 LH와 함께 진주의 봉원중학교에 정원과 관련된 공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조성하는 일도 진행했고요. 커뮤니티 텃밭, 중정의 허브 정원을 만들고, 정원을 테마로 교실 하나를 통째로 리모델링해서 가드닝 교육도 받을 수 있고, 놀이로 써 정원을 경험하고 접근할 수 있는 '풀노리 교실'을 만들었어요. 이런 사업들이 더 많아져서 그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탄탄해졌으면 좋겠어요.
Q.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을 봤어요. 정원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이 되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서울가드닝클럽은 이 선언에 동참하기 위해 어떤 실천들을 하고 있는지도요!
기후위기와 도시의 지속 가능성 같은 주제들은 저희도 고민을 많이 하는 지점이에요.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 중에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을 위한 정원 을 만들지 않고 생태계의 균형을 고려하도록 한다' 라는 대목이 있어요. 거기에 동참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작은 단위의 정원을 만들더라도 한 가지 만 심지 않고 다양성을 고려해서 여러 수종을 심고 있고요. 예를 들면 보통은 먹거리면 먹거리, 관상용이면 관상용 단일 종으로 식재를 많이들 하는데, 먹거리랑 관상용 꽃이랑 같이 심으면 그게 또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생산성과 심미성을 같이 추구하는 정원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Q. '다양성 추구' 의 키워드가 관통하는 대목이네요.
맞아요. 그리고 꿀벌 정원 같은 것들도, 정원이 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공부하면서 알게됐는데, 인간이 먹기 위해서 기르는 채소의 75%는 꿀벌의 수분 활동에 의존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유정원이 꿀벌들에게 도심에서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꿀 벌들은 공유정원의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돕는 생태계의 상생을 도모하는 거죠.
Q. 자연과 한층 가깝게 교류할 수 있는 공유 정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귀존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 같아요. 혹시 귀촌이나 귀농 등을 장려하거나 연계하는 프로그램 등도 있나요? 이런 지점들도 혹시 생각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저희가 공유정원 프로그램 내에서 적극적으로 귀촌을 장려하거나 권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외 프로젝트로는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 코리아 하우스비전 전시에서 친환경 농장을 구축하는 스마트 농업 기업 만나씨이에이(MANNA CEA)가 진천의 가스퀘어 (Root Square)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였는데요.
내부 사정으로 전시 일정에 맞춰 공사 진행은 안 됐지만, 저희 공유 정원 모델을 그 공간의 메인 온실 건율에 적용하는 형태로 '진천 가드닝 클럼'이라는 프로 젝트를 기획을 했었어요. 농촌이 매력적인 휴가지가 되고, 더 나아가 그곳에서 살고 싶고, 수익 활동도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공유정원 을 활용하는 거죠.
Q. 수도권 집중 현상이라든지, 농촌의 소외가 여러 사회 현상을 믿으키고 있죠. 잔은 모르지만, 점차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흐려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어요. 공유정원이 효과적인 장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미래화원'이라는 전시에 여하신 것도 봤어요. 서울가드닝클립이 생각하는 미래의 정 윈은 어떤 모습인가요?
카렐 차페크라는 가드너이자 작가가한 말 중에 "우표만한 작은 땅이라도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거기에서 출발해서 기획한 게 미래화원 전시였어요. 어느 곳에서든 한 중의 흙만 있으면 정원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도심 속 일상 곳곳에 정원,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나의 공간들이 많아 지는 게 미래 정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꽃을 피율지 모르고 어떤 모습이 된지 모르지만 정원에 식물을 심고, 이 정원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행위가 지구에게 낙관적인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요.
Q. 인터뷰를 쭉 진행하다보니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가드닝클립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계획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우선은 하반기에 송정동에 공유정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1유로프로젝트 in 코끼리빌라'라는 송정동의 오래된 빌라를 리모델링하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들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주거지 한가운데 위치한 빌라여서 가드닝이라는 콘텐츠가 '동네'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에요. 내년 상반기까지는 2호점 운영을 안정화시키고 프로그램들을 활발하여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 같아요.
'우리 우표만 한 크키라 하더라도 정원을 가져야 한다'라는 카렐 차페크의 말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환경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그로로가 식물과 플렌테리어 문화의 다양한 형태를 실험하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봅니다. 첫 인터뷰이는 서울가드닝클럽(@seoul_gardening_club)의 이가영 대표입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공간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서울가드닝클럽의 대표 이가영입니다.
삶의 질 관점에서 도시의 이슈를 다루는 '요즘도시' 라는 매체의 편집장이기도 합니다. 정원 설계를 하고, 책을 만들고,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큰 들에서 '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의 서울가드닝클럽을 있게 한 터닝 포인트가 있나요?
지금의 스튜디오 이름과 같은 이름으로 시작했던 공유 정원 프로젝트입니다. 몇 해 천, 사무실로 쓰던 옥탑에 작지만 매력적인 테라스가 딸려 있었는데, 정원을 가지고 싶지만 공간이 없는 도시 사람들이 정원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무작정 SNS로 홍보했는데, 꽤 재밌고 다정한 분들이 모이셔서 함께 가드닝하고 즐겁게 교류했습니다. 지금의 서울가드닝클럽의 시작을 함께한 분들이라, 여전히 이벤트를 열면 꼭 초대하고 있어요.
공유 정원 프로젝트는 어떻게 착안하신 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넘게 무작정 식물과 정원을 공부했는데, 기획자라는 정체성을 정원과 어떻게 접목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정원을 '공간 프로젝트'의 관점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지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기 카렐 차페크의 어느 문장을 만났는데, 이 프로젝트를 하라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우표만 한 크기라 하더라도 정원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깨닫기 위해서는 최소한 작은 화단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친구여, 구름조차도 우리 발밑의 흙만큼 변화무쌍하지도 아름답지도 만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최근 플랜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죠, 반면 '가드닝'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시도하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인의 가드닝'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도시의 가드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저희에게도 가장 큰 화두입니다.이에 대해 나름대로 실천하려는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첫째는 가드닝을 할 수 있는 공간적 제약 자체를 풀어보는 것. 앞서 말한 공유 정원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고요. 둘째는 물리적인 가드닝 안에 갇히지 않는 것. 말, 글, 음악, 전시 등 가드닝어 가진 가치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옮겨오는 것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가드닝의 의미를 한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화분 하나를 돌보더라도 가드너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이 무언가 새롭게 돌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죠. 식물 기르기가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잘 죽지 않는 식물에 대해 묻고, 한두 번 식물을 죽인 경험 때문에 식물 키우기 자체를 망설이니까요. 물리적이든 비울리적이든 도시에서 가드닝을 접하는 방식이 확장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이 추구하는 플랜트 디자인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요?
변화, 다양성, 리듬감 등이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한 가지 수종으로 채워넣는 디자인은 가급적 지양하고,작은 공간일수록 의도적으로 더 다양한 종류의 수종을 사용합니다. 변화가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정원은 발견의 재미를 줍니다. 매일 새롭게 발견할 거리가 있는 정원은 관심과 애착을 불러일으키고, 정원이 지속성을 가지게 됩니다. 다양한 수종이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하는 요소가 리듬감이고요. 이 부분은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부분입니다.
남산 피크닉의 '정원 만들기' 전시에 참여했는데, 저희 팀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약 2달간 전시 관련 리서치와 직원 대상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정원의 역사, 현대 정원 디자인의 흐름, 동서양 정원의 차이 등 저작들을 밤새워 정리하며 저희 스스로도 이 일의 가치에 대해 정립해볼 수 있었죠. 전시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어 뿌듯했고, 정원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말과 글 등의 콘텐츠로도 정원이 가진 가치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이 큰 수확입니다.
최근에는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식재 콘셉트를 디벨롭하고 있습니다. 그간 감상을 위한 원예종을 위주로 디자인해왔는데, 여기에 수확용 작물을 혼식하는 실험을 하는 중이에요. 심미성과 생산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이죠. 그 일환으로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곰취, 미나리, 당귀 등 한국의 쌈채소와 허브, 열매채소를 혼합한 미니 정원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화분도 많은 문의를 받았고요.
워크숍과 가드닝 프로그램부터 진시, 연극 등 공간 기획, '가든팟' 같은 제품 등 활동 범위가 넓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결정하는 조건이 있나요?
기획자로서의 정체성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의뢰받아 하는 일이 상당히 늘기는 했지만, 자체 콘텐츠의 비중을 의식적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일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팀 내부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최근 깨달은 점은 정원이 단순히 장식 요소로 쓰이는 플랜테리어 작업은 덜 신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단치 않더라도 우리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프로젝트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정원 일을 하며 마주친 기쁨이든, 지금 도시에 필요한 정원의 형태나, 정원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제안이든 말이에요. 다행히 올 상반기에는 그런 기회가 많았습니다.
작업실이 위치한 노들섬에서 그동안 잠시 멈추었던 공유 정원 프로젝트와 정원을 주제로 한 시즌별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기획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의 첫 전시는 앞서 말한 '그로서리 가든'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주목할 만한 식물과 플랜테리어 트렌드가 있을까요?
무늬종 식물이나 희귀종 식물의 수집 열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과열이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식물을 기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희소성 있고 남들과는 다른 식물을 소유하는 일이 주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만, 식물 키우기의 좀 더 본질적인 묘미는 키우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여러 생각에 있다고 생각해요. 엉켜 있던 시간의 흐름이 제자리를 찾는 느낌, 자연스러움에 대한 생각, 환경과의 상호 작용 같은 것 말이죠. 이런 생각들은 식물의 종류를 가리며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물이 업이 된 지금, 대표님의 식물 생활은 어떤가요?
매일 정원 일을 하다 보면,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조금 귀찮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정원을 한바퀴 돌면서 식물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일이 정말로 좋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나의 생활을 돌보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져서인 것 같아요. 저는 산형과 식물을 좋아하는데요. 레이스 플라워라 불리는 아미초와 허브인 딜이 대표적이에요. 씨앗이 여기저기 떨어져서 생각치도 못한 곳에 자라나는 의외성이 좋습니다. 꽃이 정말 우아하고요. 지금 저희 집 현관 앞에 아미초가 자라고 있는데, 제 키를 훌쩍 넘은 야성적인 모습입니다.
각박한 도심생활에 쫓기다 보면,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생명력을 잃어가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 나는 백수가 체질이었나 봐!" 가끔은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원초적 본능을 마주하기도 하죠.
저 역시 딱히 이 본능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속박된 노동을 이어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이전에, 원시의 시대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즐기는 '유희의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 때문에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오늘은 '자신에 대한 성찰' 내지 '여유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힐링의 그 린 코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지속가능 (sustainability)의 붐을 타고 가드닝(Gardening), 혹은 스몰 팜(small Farm)에 대 한 트렌드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그 트렌드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흡수하고, 또 발전시키고 있는 도 전적 이들, 그리고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함께 만나보시죠.
도시의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서울 가드닝 클럽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공간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곳입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정원 디자인이나 물리적인 가드닝 외에도 사람들의 일상적 문화와 가드닝을 접목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서울가드닝클럽의 철학은 '가드닝도 하나의 도시문화다'라는 것입니다.
가령 커다란 베란다나 정원이있지 않아도 누구나 나만의 공간을 통해 가드닝을 즐길 수 있고, 식물을 살 핀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거죠. 이런 철학에는 서울가드닝클럽을 만든 이가영 대표의 독특한 스토리도 한 몫 합니다. 광고회사에 다니 며 치열하고 힘든 격무에 시달리던 그녀는, 휴식이 필요해 퇴사를 하게 되었고. 퇴사 후 무언가를 간절히 배우고 싶던 중,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드닝 클래스를 검색해 입문하게 되었다 하죠.
결국 <가드닝클럽>은 태생적 가드너(Gardener)들이 아닌, 가드닝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간은 노들섬에 위치해 있는데요.
식물과 관련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도' (@nodeul.sikmuldo)란 특별 공간이 있다고 하네 요. 식물도에는 식물 관련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 네 팀이 입주해 있고, 워크숍 및 강연 등을 진행하 며 공동작업을 꾸려간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도 진행됩니다. 가드너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어반 가드너' 강연 시리즈. 식물을 원료로 주조하는 농부들과 함께하는 '술 취한 가드너', 식물 초보를 위한 워크숍인 '초면에 식물합니다? 등이 그것이죠. 나아가 요가와 가드닝을 연계한 *마인드 풀니스 가드닝'이란 것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마인드 풀니스 가드닝'은 식물이 자라는 모습이나, 이것을 보살피는 태도 등이 요가의 철학과 비슷하다서 착안했다는데요. 식물을 돌보는 것에서 배운 지혜를 나의 일상으로 가져오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식물이 자라는 원리를 배우고 직접 심어본 뒤, 노들섬의 루프탑에서 한강의 석양을 바라보며 요가를 하 는 경험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꽤나 반응이 좋아서, 코로나 이전까지 참여율이 꽤 높았다고 하네요.
'공유 정원'의 시대, 모두가 함께 가꾸는 정원을 꿈꾸다
서울가드닝클럽은 공유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가드닝이 '도시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SNS 계정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함께 야외에서 식물을 길러보는 경험을 시작했다는데요.
'공유 정원 프로젝트'의 시작은 하나의 옥상에 여러 개의 플랜트 박스'를 가져다 놓고, 그 플랜트 박스에 가드닝을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 개의 플랜트 박스에 1종의 식물이 아닌 7-8종의 식물을 심어 자신만의 정원을 디자인하도록 독려했다 하는데요.
한마디로 '가드닝=개개인의 다양한 정체성 표현' 이란 것을 전하고 싶었던 거죠.
실제 정원의 기후, 시선, 활동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가드닝을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은 자연스레 식물' 보다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계절의 변화를 '감각'으로 체험함으로써 생기와 쇠퇴의 흐름을 경험하기도 하고요.
칼 피르스터라는 동독 출신의 유명 정원사가 계절을 4계절이 아닌 7계절로 구분했듯, 잘 꾸며진 정원 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화려한 정원' 이 아닌,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정원'이라 는 대목이 더 실감나기도 하네요.
서울의 정원을 더 보고 싶다면? '아모레퍼시픽' 성수 & '모노하' 한남
아모레퍼시픽 성수는 차량 정비소였던 공간 가운데 시멘트 바닥을 깨서 정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 재 한국에서 정원에서 제일 유명하신, '더 가든'의 김봉찬 대표님이 만드신 것이기도 한데요. 보통 도심 의 정원이 '건물의 치장' 역할로 들어가는 데 반해, 이곳에서는 '도시 안에 제대로 자연을 만들려 하는' 의지와 노력이 보인다고 하네요.
같은 팀이 만든 작품으로 모노하 한남점이 있습니다. 정원을 느끼면서 공간에 입장하도록, 정문을 대로 변이 아닌 뒤쪽에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정원을 통해서 공간을 들어갈 때의 '시간의 전환'을 느낄 수 있 도록 감각적 구성과 배려를 덧대놓은 것이 장점이라 합니다.
가드닝, 이제 관상을 넘어 먹거리와 환경으로
가드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실내 작물에서 야외 정원으로, 그리고 농업에서 환경으로 테마를 확장해 넘어간다는 거죠.
결국, 가드닝은 먹거리가 되는 작물까지 넘어가면서 지속가능 환경에 대한 생각까지 그 철학을 뻗어갑 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에 관심이 있는 브랜드나 아티스트와의 활발한 협업을 이루기도 하고요.
언젠가 이 지속가능 CSR'의 시리즈를 탄소 발자국 운동화, 올버스로 시작한 기억이 있는데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서울가드닝클럽과 올버즈코리아의 '지속가능한 팝업'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말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화에 대해서는, 다음 회차에 소개드릴 지속가능 브랜드 하우스 드림 하우스>의 이야기에서 더 구체적으로 만나보도록 할까요?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가 2018년 작업실 옥상에서 시도했던 ‘공유정원’. 옥상 정원을 중심으로 유료 회원제 커뮤니티가 절찬리에 진행됐다. 사진|서울가드닝클럽 제공
옥상을 공유정원으로 활용한 사례는 또 있다. 2018년 당시 프리랜서였던 이가영씨는 작업실로 쓰던 서울 매봉역 인근 주거용 빌라 옥탑 공간에 개인 정원을 만들었다. 실내 10평, 실외 15평의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인근 원룸이나 아파트 거주자들과 공유하면 좋겠다 싶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퇴근 후 나는 가드너가 된다”는 카피를 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여자 모집공고를 내자 예상외로 참가 요청이 쇄도했다. 그렇게 모인 회원 15명은 각자 원하는 식물로 박스 정원을 꾸미며 가드닝 활동을 함께했다. 여행담을 공유하고 ‘토크 프로그램’도 열면서 옥상 정원을 중심으로 한 유료 회원제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당시 회원들에게 ‘정원계의 위워크(글로벌 공유오피스)’라 설명하며 확대 계획을 밝혔던 공유정원 프로젝트는 현재 이가영 대표와 권오은 실장이 이끄는 도시콘텐츠기획집단 서울가드닝클럽으로 발전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정원을 기반으로 한 공간 설계와 시공을 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동안 서울역7017 초속정원 설계·시공, 폭스바겐@남산피크닉 조경디자인·시공,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허브가든 가드닝콘텐츠 기획·플랜트디자인 및 시공,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연출, 제주도 WeSa 선흘 조경디자인 및 시공 등의 작업을 해왔다.
서울 노들섬의 식물문화공간 식물도 앞에 서울가드닝클럽이 조성해 놓은 미니 화단. 1평 공간에서도 충분히 정원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샘플이다. 권오은 실장이 허브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장회정 기자
2019년 노들섬 개장에 발맞춰 식물문화공간 ‘식물도’를 기획하고 입주한 서울가드닝클럽의 쇼윈도 앞에는 박스 화단이 나란히 놓여있다. 1평(3.3㎡) 화단을 들여다보니 당근이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에 질세라 순무(빨간 무)도 튼실한 속살을 과시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주황색 마리골드가 만발했다. 작은 공간에도 충분히 화단을 꾸릴 수 있다는 도시정원의 샘플인 셈이다. 이 대표는 “마리골드는 예쁘기도 하지만, 벌레를 쫓는 역할을 한다”며 “여기에 벌과 나비를 부르는 밀원식물, 틈틈이 따먹을 수 있는 허브를 함께 심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동반자 식물을 함께 심는 것. 이른바 서울가드닝클럽의 시그니처 식재 스타일(컴패니언 플랜팅)이다. 정원과 텃밭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생산성이 있는 ‘도시형 정원’을 추구한다. 서울가드닝클럽에서는 식물별 역할과 기능에 따라 함께 심으면 좋은 매칭법을 알려주는 교육도 실시한다. 300명이 넘는 회원을 모았던 공유정원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한 상황. 대신 소규모 가드닝 프로그램, 요가·명상을 가드닝과 결합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드닝의 문화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연말까지 ‘식물도’에서 진행하는 ‘파밍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도시농업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엿볼 수 있는 행사다. 노들섬을 함께 둘러보는 주말 나들이 코스를 짜도 좋겠다. 사진|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권오은 실장은 “코로나19가 공유정원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부추긴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연말까지 도시농업과 정원의 공존을 조명하는 ‘파밍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행사를 지속한 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춘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시민 텃밭’이라는 역사를 가진 노들섬에서 도시정원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탐나는 공유정원 후보지를 물었다.
“요식행위로 소나무를 꽂아 놓은 도심 속 공개공지, 흡연 공간으로 전락한 건물의 저층부 유휴공간에 접근하고 싶습니다. 데커레이션 개념의 조경이 아니라, 우리에겐 도심지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거든요.”
광고인 출신인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왼쪽)는 조경가이자 도시전문미디어 요즘도시의 편집장도 맡고 있다. 권오은 실장은 조경디자이너 겸 문화콘텐츠 기획자로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사진|장회정 기자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조영민 대표와 조경대학원을 거친 이가영 대표는 광고인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촉이 남다른 이들은 ‘자연은 공짜’라고 여기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세대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그 안에서 색다른 경험과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는 점을 읽어냈다. 2030세대 참가자를 대상으로 분갈이 워크숍 등을 진행한 권오은 실장은 “(요즘 세대는) 화분 하나를 채우는 것에도 개성과 정체성을 반영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식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가드닝을 통해 긴장된 일상에서 틀어져 있던 시간성을 회복하는 경험을 하면서 감동 수준의 감정 변화를 느끼는 듯하다”며 도시인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그게 꼭 교외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정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트렌드를 서울가드닝클럽은 ‘라이트 아웃도어 시장’이라 명명했다.
LG전자, 식물생활가전 첫 출시 집안서 쉽게 화초·채소 재배…미관 효과도 온도조절·급수·통풍까지…가전기술 집합체
'가전 거인' LG전자가 상당히 독특한 가전을 내놨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한 '집콕 시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꽃, 채소,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을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을 선보인 것이다.
14일 LG전자는 서울 성수동 소재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 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틔운 하우스'를 조성해 공식 개장 하루 전에 이를 소개했다. 현장으로 가봤다.
'LG 틔운'이 오는 15일 서울 성수동 플라츠에 오픈 예정인 팝업스토어 '틔운 하우스'에 배치돼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LG가 식물 키우는 가전을?
틔운 하우스 입구에 들어서니 곳곳에 식물 화분들이 놓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사이로 틔운이 여럿 배치돼 있었다. 식기세척기 크기 만한(높이 81.5cm, 전면 가로 59.5cm) 제품이 집안에서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한껏 예쁘게 꾸민 인상이다.
전문가의 손길도 느껴진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길종상가'가 입간판, 사이니지, 조명, 가벽, 선반 등으로 곳곳을 꾸몄다고 한다. 조경 작업은 서울가드닝 클럽이 맡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주제로 이 공간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자체도 내부 미관에 기여하는 느낌이다. 투명한 제품 전면을 보면, 화사한 꽃과 푸른 식물이 빼곡히 자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무채색 계열의 인테리어 속에서도 홀로 반짝일 수 있는 외형이다.
제품은 '네이처 그린', '네이처 베이지' 2종으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이지만 어떤 식물을 키우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를 것 같았다. 게다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내부에서 식물과 꽃을 비추고 있어 더욱 화사하다.
제품을 직접 보기 전만 해도 주말농장을 집에서 할 수 있는 수준이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꾸미면 정원을 집안으로 들이는 느낌이 들 수 있겠다는 기대로 바뀌었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제품 앞쪽 문을 열고, 위·아래 선반에 원하는 씨앗 키트를 장착하면 시작이다. 그런 뒤 하단의 물탱크에 물과 영양제를 넣고 문을 닫으면 된다. 각 선반에 씨앗 키트가 3개씩 들어가니 한번에 6가지 식물을 키울 수 있다.
LG전자는 △꽃 3종 △채소 12종 △허브 5종 등 20가지 씨앗 키트를 제품과 함께 판매한다. 따로 사거나 정기구독하는 방식으로도 제공된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LG 씽큐'와 연동하면 모바일에서 식물의 성장을 관리할 수 있어 편하다는 설명이다. 물과 영양제 보충, 수확 시점도 앱이 알려준다.
계절에 관계없이 채소는 4주, 허브는 6주, 꽃은 8주 정도 키우면 수확할 수 있단다. 행사장 내 관계자는 "식물 성장에 적합한 파장에 빛 반사율을 높인 LED 조명과 영양제 공급을 통해 그리 길지 않은 기간 안에 수확까지 가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파종 시기를 놓치면 시작도 못 하고, 자주 가보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인 주말농장과 완전히 다른 점이다.
신상윤 LG전자 스프라우트 컴퍼니 대표가 14일 '틔운 하우스'에서 식물생활가전 'LG 틔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LG 가전 기술력 '총동원'
이 제품을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렵다'는 부담을 느끼는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로인 조사에 따르면 식물을 키워봤거나 키우고 있는 사람의 60%가 식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래서 LG전자의 가전 관련 온갖 기술력이 동원됐다. 우선 LG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활용한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낮과 밤의 서로 다른 온도까지 구현한다.
또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활용한 '순환 급수 시스템'도 적용돼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이 공급된다.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은 내부 공기 흐름을 최적화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에 적용된 기술은 통풍 환기 시스템에 도입됐다.
이번 제품은 LG전자가 신사업 육성과 효율적 시장 개척을 위해 만든 CIC(company in company, 사내 기업) 모델의 첫 사례이기도 하다.
틔운 사업을 맡는 LG전자 '스프라우트 컴퍼니'의 신상윤 대표는 이날 현장에 직접 나와 "집에서 원하는 꽃을 키우고 채소를 수확하면서 식물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와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틔운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시 예정인 'LG 틔운 미니'가 14일 팝업 스토어 '틔운 하우스'에 배치돼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식물이 커지면…'후속 상품' 대기
아쉬운 점은 없을까. 파처럼 키가 큰 식물은 키우기 어렵다는 점이 하나 떠올랐다. 너무 비싸진 탓에 집에서 파를 키우는 '파테크'란 신조어까지 만든 파를 키울 수 없다니. 이런 제한은 제품이 위·아래 선반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
직접 질문해 봤다. LG전자 관계자는 "선반을 없애면 LED 빛이 식물의 위와 아래에 다르게 도달할 수 있다"며 "추후 출시 예정인 '틔운 미니'에 식물을 옮겨 심으면 파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틔운 미니는 길쭉한 박스와 손잡이 있는 바구니를 연상시키는 화분 모양의 제품이다. 틔운에서 성장한 식물을 틔운 미니로 옮기거나 식물을 다양한 장소에 배치해 키울 수 있는 콘셉트다.
LG전자는 틔운 하우스를 오는 15일부터 내달 초까지 운영한다. 제품은 14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가격은 출고가 기준 140만원 후반대로 책정됐다.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은 이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공간을 만들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이다. 흔히 아는 정원뿐 아니라 모르는 정원까지 만들어 내는 이들은 그 이름을 따라 도시 문화로서의 가드닝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빌라 옥탑에 사람들을 모아 작은 정원을 꾸리는 일에서부터 작가들의 정원, 연극 속 정원, 먹고 즐길 수 있는 생산적인 정원까지. 서울가드닝클럽을 운영하는 이가영 대표와 권오은 실장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가드닝에 대해 물었다.
이가영 대표(왼쪽), 권오은 실장 ⓒBRIQUE Magazine
가드너의 일
서울가드닝클럽을 운영하는 멤버들을 소개해 주세요.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은 저랑 권오은 실장님이 운영하는 2인 스튜디오예요. 사명이 어반이슈Urban Issue고 그 안에서 ‘요즘 도시’와 ‘서울가드닝클럽’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가드닝클럽은 프로젝트에 따라 객원 멤버들과 협업하는 구조로 일하고 있는데요. 객원 멤버로는 콘텐츠 기획자, 가드너, 요가 선생님 이렇게 세 분 정도 계세요.
ⓒBRIQUE Magazine
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
공유정원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이가영 매봉역 뒤에 있는 오래된 빌라 옥탑에서 정원을 공유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옥탑은 작업실로 쓰던 공간이었는데, 제가 가진 공간과 가드닝 지식을 나누며 사람들을 모아 함께 작은 정원을 꾸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떨까 싶었죠. 서울 한복판에서도 작지만 온전한 자신만의 정원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서요. 그렇게 서울에서 모여 가드닝하니까 이름은 서울가드닝클럽이 됐어요. 작지만 끝은 성대하리라 하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인데 여기까지 왔네요. (웃음)
Labor, Work, Action이라는 모토가 흥미로워요.
이가영 제가 다른 일을 하다 식물도 배우고, 정원도 배우고 급기야 대학원까지 가게 된 거잖아요. 그러면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러다 로버트 포그 해리슨의 『정원을 말하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한나 아렌트가 말한 인간의 조건이 언급되더라고요. 아렌트가 말한 세 가지 조건 Labor, Work, Action이 가만 살펴보니 가드닝에 부합하는 일이었어요. 자연과 연결되는 참된 노동(Labor),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도시에 표현하는 일(Work), 그리고 주변 사회-환경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Action). 이렇게 세 가지 의미를 정원이 다 내포하고 있어요. 왜인지 모르게 식물을 직접 만지고, 정원을 조성할 때 기쁜 이유가 이 세 요소로 설명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서울가드닝클럽의 모토로 삼게 됐죠.
ⓒBRIQUE Magazine
서울가드닝클럽은 노들섬 내 ‘식물도’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 공간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이가영 2019년 8월에 노들섬이 개장했는데, 그 이전 봄부터 운영사 측에서 식물 관련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협업을 제안해 왔어요. 그때부터 함께 공간을 논의하다가 입주는 노들섬 오픈하면서부터 하게 됐죠. 식물도에는 식물 관련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 네 팀이 입주해 있어요. 각자 작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요. 저희도 들어와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코로나19로 계획했던 프로그램들이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지금은 주로 작업실이나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노들섬에 위치한 ‘식물도’ 전경 ⓒBRIQUE Magazine
노들섬에 위치한 ‘식물도’ 전경 ⓒBRIQUE Magazine
지금까지 진행해 온 가드닝 작업이 굉장히 다양한데요. 인상 깊은 작업을 소개해 주신다면.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이 한 개인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로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작업이 있어요. 바로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한 ‘초속정원’이에요. 대학원생일 때 공공정원 공모전에 당선되어 진행한 프로젝트인데요. 지금까지도 했던 작업 중에 좋아하는 작업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이 작업을 말씀드리곤 해요.
도시의 심장부와도 같은 서울역 앞에 사람들이 흔히 볼 수 없는, 사계절 피고 지는 초화류를 식재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작업이죠. 시민들이 자연의 시간을 돌려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누구든지 가서 볼 수 있는 정원이라는 점도 중요했고요. 모두에게 열린, 디자인된 정원이 도시에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조성한 지 이제 한 3년 정도 됐는데, 시민 정원사분들이 계속 관리해 주셔서 지금까지도 작동을 잘하고 있어요. 대표작이자 뿌듯한 작업 중 하나죠. (웃음)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된 ‘초속정원’ ⓒSeoul Gardening Club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된 ‘초속정원’ ⓒSeoul Gardening Club
권오은 제주도의 예술 작가들이 거주하면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스의 정원 조경을 담당한 적이 있어요. 작품을 만드는 분들이 저희 작업을 보고 영감을 받아 뭔가를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만들면서 내내 즐겁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보고 영감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상상하며 작업한 부분이 많았어요. 클라이언트분 역시 식물이 자라는 걸 지켜봐 주실 수 있는 아량이 있는 분이어서 실험을 많이 할 수 있는 사이트이기도 했고요.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가드닝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가영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작은 사이트일 수록 더욱더 다양한 종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조경이 이루어진 공간에서 우리가 식물의 이름을 아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직접 경험해 본 식물의 종들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고요. 그래서 도시 내 조경 공간에서의 경험 자체를 좀 더 확장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건물의 위치나 해의 방향에 따라 미세하게 땅의 환경과 조건이 달라지는 부분과 정원에서의 활동, 즉 이용성의 측면도 물론 고려하고요.
여러모로 색이 많은 작업들을 보여주시는 것 같은데요.
이가영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이 아닌 이상, 의도적으로 한 가지 종만을 도열하는 식의 디자인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건축이나 인테리어의 경우에는 모던한 스타일로 해 달라거나 유럽풍으로 해 달라는 식의 스타일에 관한 요구 사항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정원은 스타일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서인지 믿고 맡겨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잘하는 스타일을 먼저 말씀드리죠. 모던한 스타일도 보여드리긴 하지만, 오히려 저희가 잘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해요.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다양한 색을 사용해 작업에 어려운 점은 없나요?
권오은 조경 작업을 하면 설계부터 현장까지 컨트롤하는데, 워낙 다양한 수종을 쓰다 보니 식물들의 조화를 맞추는 데 품을 많이 들이게 돼요. 각도를 조금만 달리 해도 모양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세심한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거죠. 현장에서 그런 부분들에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이가영 아무래도 색을 다양하게 쓰면 중구난방이 되기 쉬워요. 리듬감이나 조화를 고려해 강약조절을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요.
권오은 왜 지나가다 조경 공간을 무심코 볼 때, 인위적으로 조성된 정원도 예쁘지만 언덕이나 화단에 자리 잡은 오래된 정원도 예쁘잖아요. 여러 가지가 함께 있어도 자연스럽고요. 저희 가드닝 작업도 인위적인 느낌을 주기보다는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해요.
ⓒSeoul Gardening Club
창의성을 요하는 작업일 것 같은데요.
이가영 이제 한 3년 정도 작업을 하다 보니 2년차 때 했던 것과 지금이 또 다르구나 싶어요. 처음에 이렇게 심었을 때는 이 조화가 예뻤는데, 이제 그 식물들이 자라나면서 어떤 식으로 모양이 바뀌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거죠. 시간을 들여 알아가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정통 조경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보니 직접 해 보면서 알아가는 부분이 커요.
권오은 이론적으로도 물론 다층식재라고 해서 낮은 식물부터 점점 더 높은 식물까지, 순차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배우기도 해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각 식물이 커졌을 때의 높이나 모양은 환경마다, 식물 종마다 너무 달라요. 아무리 이론을 알아도 결국은 경험에서 나오는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이가영 한 십 년 해야 잘할 것 같은데요. (웃음) 가드닝 작업을 해 둔 게 2-3년은 지나야 본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정원 디자인 작업에 대해 먼저 여쭤봤지만, 조경에서 확장되는 서울가드닝클럽의 다양한 작업들이 인상 깊었어요.
이가영 광고 일을 한 경력이 있다 보니 그 커리어를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접목하려는 의지가 컸어요. 오은 실장님도 조경 안에 갇히고 싶지 않다는 부분이 있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반이슈라는 회사 내에서 요즘도시와 가드닝클럽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는 건데요. 저희는 도시 문화, 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안에서 가드너로서 식물 기반의 공간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거죠. 그 표현이 꼭 물리적인 식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글이나 음악처럼 다른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더 다양하게 펼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서로 맨날 후회하죠. 왜 나를 말리지 않았느냐며. (웃음)
콘텐츠로서의 가드닝 작업 중 일부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가영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라는 제목의 연극에 정원을 조성하는 작업을 했어요. 실내지만 연극의 내용을 잘 표현한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무대연출 쪽 의뢰에 즐겁게 진행했던 작업인데요. 콘텐츠로서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 왔는데, 상반기에 그런 방향으로 펼칠 수 있는 활동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피크닉에서 진행 중인《정원 만들기》전시의 리서치에도 참여하셨다고요.
이가영 피크닉 팀에서 정원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리서치를 맡겨 주셔서 기획 초반에 길라잡이 역할을 했죠. 정원의 의미나 동서양 정원의 차이, 도시 사회적 맥락에서의 정원의 의미, 요즘 정원의 트렌드 등 전반적인 리서치를 담당했어요. 한두 달 정도 책을 쌓아놓고 정원 역사와 중요한 저술가들이 말하는 정원의 의미 같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많은 공부가 됐어요. 그런 리서치 기반의 작업을 좋아하고, 또 거기에 잘 맞는 그룹인 것 같아요. (웃음)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와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프로그램도 협업하셨는데요.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권오은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주제로 처음 선보이는 콘텐츠였는데, 한국의 토종 허브들과 계절 채소들을 조합한 팟을 선보이는 행사였어요. 미나리, 곰취, 당귀 이런 채소들도 사실은 향이 있는 허브잖아요. 인식하지 못하지만 토종 허브인 셈이죠. 그 부분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식용 식물들도 미적으로 관상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키워서 먹는 데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이 식물들을 모아두면 어떤 종은 넓은 잎, 어떤 종은 뾰족한 잎 이렇게 다 다르거든요.
이가영 말하자면 심미성 있는 원예 정원 식물과 생산성 있는 텃밭 식물을 결합한 작업인 거예요. 텃밭 식물들도 아름다운 정원의 소재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어요. 동시에 먹고 기르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고요. 이런 식으로 정원 디자인을 잘 하지는 않는데,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인 거죠. 지금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전시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도 그 연장선에 있어요.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와 협업한 ‘그로서리 가든’ ⓒSeoul Gardening Club
권오은 그로서리 가든을 계기로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 공간에 허브 가든을 조성하기도 했어요. 개별 화분 하나하나 늘어놓는 방식은 아니고, 식물들의 조합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였어요.
이가영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면, 컴패니언 플랜팅companion planting이라고 해요. 지속 가능한 정원 혹은 텃밭을 디자인하는 방법인데, 상호 보완적인 식물들을 한데 두는 거예요. 예를 들면 시금치와 무를 같이 심으면 시금치에 꼬이는 벌레가 무잎을 먹는데, 무의 생장에는 방해가 안 되는 식의 과학적인 상호 보완 작용을 활용하는 방법이죠.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원리예요. 벌들이 식물의 수분을 도와 열매를 따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처럼요. 가드닝클럽 공간 앞에 만들어 둔 화단에도 당근, 무 같은 채소들과 라벤더, 딜, 펜넬 그리고 나비와 벌을 위한 야생화를 함께 식재해 뒀어요.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에 위치한 ‘허브 가든’ ⓒSeoul Gardening Club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에 위치한 ‘허브 가든’ ⓒSeoul Gardening Club
가드닝은 환경과 필수불가결한 작업이네요. 농업과도 자연스레 이어지고요. 서울가드닝클럽이 생각하는 도시에서의 가드닝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이가영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가드닝이 식물을 기르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작업일 수 있어요. 그런데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되게 특이하고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식물들에 열광하게 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식물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든지, 농업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친환경적인 활동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하는 방향으로 그 영역이 확장돼요. 내가 살아가는 환경이나 자연으로요. 내가 나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환경적인 부분들과 관계 맺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그런 식으로 계속 확장하다 보면 식물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각이나, 조경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각이라기보다는 지구인으로서의 자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지속 가능성과 맞닿아 있네요.
이가영 최근에 제가 주택을 지어 이사를 했어요. 주택이 생기니 집에 작은 텃밭을 만들 수 있더라고요. 그 작은 텃밭에 토마토랑 가지, 허브 몇 가지, 작은 무, 당근 등을 심어 두고 소량씩 재배해 먹었어요. 근데 그렇게만 해도 생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이 현저히 줄어드는 거예요. 말씀드린 지구인으로서의 자각이라는 게 이렇게 직접 실천해 보면서 경험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혹은 더 힙하게 정원이나 콘텐츠를 디자인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는데, 지금은 좀 더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려고 해요. 쓰레기가 덜 나오게 하거나, 사람들이 생산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죠.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최근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정원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도시의 정원문화와 관련해 체감하는 변화가 있나요?
이가영 체감상 식물 관련 일을 하는 주체들이 상당히 많아졌어요. 퇴사하고 한참 식물을 배우고자 했을 때까지만 해도, 어디서 배울 수 있지? 하고 찾아보면 한 서너 군데 거론되는 곳이 다였거든요. 지금은 가드닝 클래스를 여는 곳도 많아졌고, 상품화된 식물들도 많고요. 시장이 커졌다는 걸 체감해요. 예컨대 상업 공간에 식물을 하나라도 가져다 놓으려고 하고, 외부 조경도 과거에는 크게 신경을 안 썼다면 요즘은 그런 요소까지도 고려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웃음)
권오은 이 일을 하면서 SNS에서 그 주체들을 팔로업하고 있는데, 요즘은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식물에 관심을 두고 키우는 2-30대 젊은 세대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아요. 예전에 식물을 심고 가꾸는 일이 중노년 여성들의 취미 활동에 가까운 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보다 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죠. 이제 막 식물 문화에 뭔가 생겨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이가영 맞아요. 그리고 최근 들어 이 분야가 굉장히 세분화되었죠. 자기만의 식물을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드물지 않게 보이고, 식물을 다루는 영역도 아주 다양해졌어요. 근데 정원문화가 과연 있나,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아직인 것 같아요. 내가 가꿀 수 있는 정원이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정원문화라기보다는 식물 문화 혹은 실내 가드닝 문화 정도는 생긴 것 같아요. 실외 가드닝, 정원에 있어서는 아직 제약이 많은 듯하고요.
정원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지점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서울의 정원문화, 혹은 식물 문화에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가영 주거 문화의 아쉬움이죠. 정원문화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할 만한 게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서울의 주거 문화는 정원문화를 만들기에 명백히 한계가 존재하니까요. 누군가가 조성한 예쁜 정원이 많아진다고 해서 정원문화가 생기는 게 아니라, 내 일상의 공간, 주거의 공간에 가꿀 수 있는 정원들이 생겨나야 정원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주거 문화의 선택지가 다양해져야 정원문화도 함께 다양해질 수 있을 거고요. 공공영역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 내 정원이 없어도 가드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있겠죠.
정원문화 혼자 생성되고, 발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리 멋지고 예쁜 걸 많이 보여줘 봤자 실현할 곳이 없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실내에서 여러 가지를 극복해 보려고 하는 기술이나 문화가 많이 생기긴 했지만, 인위적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권오은 과연 지속 가능한 문화인가? 싶기도 하죠.
이가영 그건 그 나름의 역할이 있겠지만, 실내에서의 가드닝만으로 정원문화가 확장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 해결해 줘야 하는 부분이 크죠. 처음 시작했던 공유정원을 다시 진행해 보려고 하는 것도 그런 고민과 닿아 있어요.
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
공유정원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다 보면, 조금씩 정원을 원하는 주거 문화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어요.
이가영 확실히 수요가 생기면 바뀌어요. 예컨대 테라스가 예전에는 확장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테라스 있는 집을 더 선호하잖아요. 코로나의 영향도 있지만요. 타운하우스 형태라든지, 원룸이나 오피스텔 유형의 1인 주거 공간에도 옥외 공간들을 어떻게든 조금씩 넣어서 디자인하려는 경향이 있죠. 그건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설계인 거지, 건물주의 취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점점 바뀔 것 같기는 해요.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인상 깊었던 정원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이가영 서울은 아니고, 제주도에 개관한 스누피 가든에 최근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넓고 볼 거리가 많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좋아할 수 있게 꾸려져 있어요. 캐릭터숍을 상상하고 많이들 방문하는데, 무엇보다 정원이 콘텐츠와 잘 어우러져 있어요. 서울의 공간들은 약간 점잖빼고 무심한 느낌이 있잖아요. 그게 이 시대의 양식으로 자리 잡은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쾌활하고, 너무 감정을 드러내면 촌스러운 것이 되고, 다들 무심한 태도로 공간에서 적당히 힘을 빼고 있는 게 서울의 문화라고도 할 수 있죠. 스누피 가든에서는 사람들이 다 신나서 감정을 표출하고 다니더라고요. 그런 공간이 되게 오랜만이었어요.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에요. 누구라도 기쁨을 가질 수 있는 공간!
서울에서는 근래 성수동에 생긴 플라츠Platz의 중정 공간이 좋았어요. 좁은 진입로로 들어가다가 가운데 공간이 열리는 구조가 우리나라에 잘 없는데, 베를린 컨셉으로 디자인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중정 공간이 자아내는 느낌이 인상 깊었어요. 면적이 그리 넓진 않아도, 삭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꾸려져 있었던 것 같아요.
ⓒSeoul Gardening Club
ⓒSeoul Gardening Club
도시 문화 기획자라는 정체성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의 서울가드닝클럽의 계획을 들려주신다면.
이가영 도시라는 키워드 안에서 작업을 이어갈 것 같아요. 되게 흔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을 중심에 두고 작업할 계획이에요. 준비 중인 전시의 타이틀도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이에요. 그로서리 가든 형태의 정원이나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삶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명하는 작업을 이어가려고 해요. 모든 작업을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되고 뜻이 맞는 정원주를 만나면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와 개념을 담은 정원을 조금씩 이식하는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농사도 천천히 배워보고요.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니까요. 아까 말씀드린 공유정원을 사업화하는 일도 기획하고 있어요. 도시 문화로서의 가드닝을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면 좋겠어요.
폭스바겐코리아가 오는 5월 25일부터 10월 27일까지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에서 진행되는 페터 팝스트 (Peter Pabst)의 전시, 'Peter Pabst: White Red Pink Green - 피나 바우쉬 작품을 위한 공간들'을 공식 후원하며, 전시로부터 영감을 받은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Garden Of Arteon)'을 연계해 운영한다.
폭스바겐코리아가 공식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년간 부퍼탈 댄스시어터 (Wuppertal Tanztheater)의 무대를 책임져온 무대미술가 페터 팝스트의 단독 전시로, 전설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작품을 위해 그가 창조해낸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무대들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몇 가지를 피크닉 공간에 맞게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또한 관람객들이 페터 팝스트의 작품을 통해 얻은 감흥과 영감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도록, 이번 전시와 연계한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Garden Of Arteon)'을 피크닉 후정에 조성해 운영한다.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은 서울로 공모전에서 조경 작품으로 최우수작을 받은 정원 예술가 이가영 작가와 조혜령 작가가 '무브먼트 에즈 메타포(Movement as Metaphor)'라는 주제로 완성한 작품이다.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은 무대 위 아테온을 감싼 식물들의 섬세한 선과 환경에 따라 반응하는 움직임으로 아테온의 미학적 완성도와 우아한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해냈다. 작가는 식물이 가진 율동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그라스를 주축으로 대조적인 구조감과 색감, 질감을 가진 식물들을 배치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향후 전시 기간 중 폭스바겐 고객들에게 전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슈테판 크랍은 "20세기 최고의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예술적 성공을 함께 했던 페터 팝스트의 이번 전시에 폭스바겐코리아가 공식 후원을 하게 돼 기쁘다"라며, "특히 피크닉이라는 차별화 된 복합문화공간에서의 아테온 전시 및 고객 경험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쉽 모델인 아테온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크닉(piknic)은 작년 중구 회현동에 문을 연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과거 제약회사 건물을 리모델링 해 전시관, 카페와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며 많은 문화인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피크닉은 지난해 개관 후 첫 전시였던 '류이치 사카모토: Life, Life' 展에 이어, '재스퍼 모리슨: THINGNESS'展 등 피크닉만의 감각적인 전시들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피크닉과 폭스바겐코리아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5월 25일 퍼블릭 오픈을 시작으로 10월 27일까지 진행되며,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도 전시 기간 동안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세계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3.03.20
출처 :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https://m.segye.com/view/20230320515686)
-----
"공유정원 함께 가꾸며 삶의 질 높여요"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 대표
“주택 옥탑에 모여 식물 심고 즐겨
정원서 요가·모임 등 다양한 활동
관상용서 이제 경험의 공간으로”
“심오한 지식보다 직접 키운 당근을 힘겹게 땅에서 뽑아낼 때 느끼는 성취감이 더 크다고 해요.”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 한 주택가 옥상 정원에서 만난 이가영(39·사진) 서울가드닝클럽 대표가 전한 회원들의 후기다. 다세대주택이 옹기종기 들어찬 주택가 옥탑 사무실 정원엔 로즈메리부터 참억새, 문그로우 등이 가지런히 심겨 있었다. 그 사이로 번호가 매겨진 0.6㎡ 크기의 검정색 상자가 여럿 눈에 띄었다. 이곳이 회원들에게 일정 기간 분양해 함께 식물을 심고 가꾸는 공유정원이다.
2017년 5월, 30대 초반의 이 대표는 광고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다 어느 날 문득 “1년 정도는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홀연히 사직서를 내고 자체 휴경기에 돌입했다. 우연히 버스를 타고 가다 보이는 차창 밖 풍경 속 숲에 풀과 나무 이름을 하나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스마트폰으로 등록 가능한 가드닝 수업을 검색해 등록한 것이 시작이었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원예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에서 참가자들이 요가수업을 듣고 있다.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그는 “그렇게 춘천 수목원에 가서 배우고, 정원 디자인하는 곳에 공사도 따라다니고, 관련한 아르바이트도 1년 가까이 했다”며 “이걸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 결국 기존에 해왔던 기획력을 살려 식물에 도시와 공간을 접목하는 일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 길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전문적인 지식도 쌓았다.
대학원생 시절 우연히 문을 연 공유정원 프로젝트가 창업의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옥탑방 작업실에 작은 정원이 있었는데 이곳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같이 정원을 가꿀 사람을 모았는데 인근에 살던 개발자, 회사원, 건축가, 작가 등 여러 사람이 모였다”고 했다. 그렇게 모인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각자의 정원을 가꾸고 즐겼다.
▲ 서울가드닝클럽의 공유정원 전. 서울가드닝클럽 제공
과거 구청에서 분양하던 텃밭에는 없었던 콘텐츠가 이곳의 강점이다. 3년 전 창업한 그는 “과거에는 정원이 단순한 관상용이었다면 이제는 거기에 콘텐츠를 넣어 경험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단순히 정원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정원에서 요가 수업도 열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정원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그는 “도시의 공간이나 구조가 너무 공급자 중심”이라며 “이걸 수요자 중심으로 우리 삶에 필요한 녹색 공간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환경을 요구하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그 이야기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더블랭크'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2.10.22
출처 : 더블랭크 서해인 에디터 (https://lettertheblank.com/story/?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3 511163&t=board)
-----
집의 한 뼘은 생태계의 일부,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
어느 날 자기. SNS에서 키우는 식물이 100개가 넘어간다는 사랑의 피드를 보게 된다. 거기서 눈에 띄는 식물의 이름을 메모해둔다. 과습에 민감하지 않 은 식물을 첫 식물로 골라서 짐에 들여놓았는데 채 2주가 지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이유는 모른다. 늘 접속하던 증고거래 앱에 들어가서는 예전에는 관 심도 없던 '식물 모종 무료 나눔글'에 눈길이 머문다.다시 몇 개의 식물을 더 들여온다. 슬슬 날이 추워지면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 두기 어려워질 테니, 다시 들여온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예정에 없던 '서큘레이터'를 하나 사 두어야 하나 고민이다. 어디선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레파토리다. 식물과 함 께 사는 법을 속성으로 익힌 우리는 여전히 식물집사로서 시행착오를 겪는 층이다. 서울시 동작구 핸드픽트로텔의 가장 상충부에 자리한 그린라이프 플랫 폼 '공유정원'을 들러볼 때다.
그들은 왜 '옥상'으로 갔을까?
1990년대 후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후지TV 드라마 ( 베케이션)에서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세나' (기무라 타쿠야)는 옥상이 있는 3층 집에 산다. 미 나미 (야마구치 토모코)에게 있어 그 집은 결혼이 예정되어 있던 상대가 말없이 이사를 가기 전까지 살던 곳이다.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세나와 미나미는 옥상에 자주 오르고, 불어오는 여름 바람을 맞으며 시시콜클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들에게 옥상은 아무 때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곳이다. 공 유정원에 처음 방문한 건 쌀쌀한 늦가을이었지만, 어쩐지 여름의 한 장면을 붙들어 둔 것 같은 (공 베케이션> 속 세나네 옥상이 떠올랐다. 공유정원에 들어 서자마자 보이는 '영원한 사랑' 백화는 루프탑의 노을에서 영감을 받은 앤드류 햄이 그의 아내를 그린 것이다. 이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고개를 들어 자 주 바라보던 욕상의 옥외광고판 속 시티팝 UP 커버스러운 편안한 이미지와 'Don't wory, Be happy'라는 메시지를 연상시켰다.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는 2018년, 자신의 작업실 옥상을 오픈하며 정원을 꾸렸다. 이곳에 지인은 물론이고 모르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걸 보면서. 옥상이 가진 가능성을 보았다. 그렇다면, 집이나 작업실이 아닌 호텔의 옥상은 무엇이 달랐을까? 대개의 호텔 루프탑은 두숙객들이 고층에서 전망을 내려다보게 하는 기능에 충실하다. 이 경우, 이용자의 시선은 자꾸만 바깥을 향한다. 공유정원은 공간 내부의 새로운 쓰임새를 찾고자 했다. 호텔에 머무는 투숙객들에게는 '식물'에 대한 각종 니즈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유휴공간을 가장 잘 활용해줄 수 있는 이들은 식물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마음을 먹은 이들이 된다. 공간은 고정되어 있지만, 드나들 수 있는 대상의 범위는 더욱 확장되는 것이다.
그들은 왜 '상도동'에 1호점을 만들었을까?
본격적으로 공유정원이 있는 꼭대기층에 오르기 전에, 이를 떠받치고 있는 건물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한다. 2016년에 문을 연 핸드픽트호텔은 개점 2년만 에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모노를>이 선정한 100대 호텔에 이름을 올렸다. 역사가 짧은 호텔이 빠르게 영예를 얻게 된 덕에, 효기심을 가지고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에 오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김성로 핸드픽트호텔 대표는 3대체 등작구 상도동에 살고 있는 거주민으로, 지역과 귀를 같이 하는 로컬 호텔을 지향한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지역 재래시장에서 수급한 재료로 호텔 내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로비는 9층에 있어 투숙 목적이 없는 사람도 자유 롭게 1층에 드나들며 신진 예술가의 설치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데이터가 증명하듯, 2019년 기준 호텔 이용객의 45%는 동작구민이었다.
한편 이곳은, 국내 호텔 중 처음으로 도시 양봉을 시작한 곳이다. 복잡한 도시 안에서 꿀멀이 집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서초구 논현동의 한 옥상에 서 구조한 꿀벌들이 핸드픽트호텔의 옥상 한편에 정착했다.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멸종 위기의 꿀벌'이 전세계적인 뉴스 토픽으로 다루어지고 있는만큼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선행되었던 양봉 프로젝트는 마치 공유정원이 뿌리를 내릴 기본 토양이 되었던 것처럼 보인다. 핸드픽트호텔은 지금까지 꿀 수확행사, 어린이 꿀벌 체험 교실, 도시 양봉가 양성과정 등 다양한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공유정원과 '어반비즈서울'의 공동 관리 하에 양봉 작업 이 지속되고 있다. 이 공간에서 생산된 꿀은 호텔 투숙객을 위한 음료 제조 시 사용된다. 호텔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것은 인간이지만, 상도동에 터를 잡은 건물을 증심으로 생태계의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왜 식을 기르는 일'을 공유해야 할까?
최근 2-3년 사이의 '가드닝'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비자발적으로 늘어간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취미로서 권장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주로 개인으로서 해봄직한 일이었다. 이론적으로는, 빛과 바람과 물과 흙이 있으면 누구나 자신이 있는 곳에서 식물을 기를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한 사랑이 하루를 살아가 는 데에 있어 필요한 공공재이기도 하다. 식물과 같은 공간을 점유하는 일에 대하여, 이소영 식물세밀화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식물은 내게 관할 과 기록의 대상이기 전에 이 세계에 존재하는 생명인 동시에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식물을 들여다볼수록 그 곁에 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하게 된다. (이소영 <식물과 나>, p.8)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기 시작한 사람은 그것이 단지 같은 자리에 고정된 오브제가 아니라, 나와 같은 공기를 나누어 쉬는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런 순간들은 일종의 정서적 안정감을 전해주고, 때로는 <식물과 나>에서 다룬 철학적 사유로도 뻗어나간다.
공유정원은 가드닝존, 웰니스존, 가드너의 직업실, 꿀벌정원으로 구획되어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드닝존에는 각각의 가드너마다 플랜팅 베드가 분양된다. 이는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에게 주어진 영역이자. 전문 가드너로부터 식을 기르는 밥을 배우는 학습을 겸한 것이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점원의 이름, 가드너의 이를 (개인 또는 팀명),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 날짜, 심긴 것들의 목록을 기록해둔다. 슬꽃나무, 로메인, 무, 타임, 라벤더, 핑크세이지, 애플민트, 박하, 가우라, 무, 등골나물, 슬꽃나무, 적로메인 등 무칙이나 다양한 중의 식품들이 심겨 있다. 무엇된다. 먹거리 식물과 관상용 식물은 따로 심겨지지 않는다. 하나의 토양 내에서 자란다. 계절에 따라 일조량과 금우량이 다르기 때문에, 공유정원의 담당자들이 필요에 따라 평소에 조금씩 플랜팅 베드를 옮기기도 한다. 한켠에 있는 가드너의 작업실은 2시간 동안 예약제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허브차를 마시며 가드닝 관련 도서를 읽거나, 전문가드너의 1: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식물 기르는 일을 개인의 취미에서 모두의 일로 확장하면서 '공유정원'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곳은 선의를 가지고 집에 들였던 식물을 죽여본 적이 있는 경험이 흑역사로만 남지 않도록 다시 한번 도전해보게끔 하는 기회의 장이다. 무엇보다, 설령 식물을 또 한 번 죽이게 되더라도 거 기서 너무 비장해질 필요가 없다는 걸 알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전문 가드너의 도움을 받더라도, 플랜팅 베드에 심겨진 다양한 식물들의 성장 속도는 들쑥날 쑥할 수 있다. 결과를 두고 성공과 실패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는 일 대신, 이전보다 더욱 책임감이 늘어나는 삶을 경험하는 편이 더 증요하다. 이것이 예비 가드너들이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에 가입을 결심하는 이유 증 하나일 것이다. 6주의 시간을 들이는 만큼, 책임감 있게 다른 존재를 기르고 돌보는 태도를 배우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그리고 마치 담장이 낮은 이웃집처럼, 다른 플랜팅 베드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함께 바라보게 된다. 덕분에, 자신이 기르는 식물의 성장 속도에만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요구해왔던 성장에 대한 문제 또한 더욱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효과로 이어진다. 결국, 공유정원을 거쳐 나만의 공간으로 들여 이 다음의 식물들 또한 큰 생태계의 일부라는 걸 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그린라이프는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오늘의 식물집사는 순환하는 생태계를 떠올린다.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더블랭크'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2.10.22
출처 : 더블랭크 이효진 에디터 (https://lettertheblank.com/story/?idx=13389395&bmode=view)
-----
'돌봄'의 마음을 '함께' 나누려는 의지, 서울가드닝클럽 권오은 실장
Q. 서울가드닝클럽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어떤 분들이, 무슨 알들을 하고 계신가요?
저희의 정체성은 '그린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라는 문장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연에 기반한 라이프 스타일 공간을 도시 곳곳에 만드는 일들을 하 고 있어요. 상업/주거/공공 공간의 조경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지만 대중분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즐기실 수 있는 서비스는 여기 '공유정원'이라고 보시 면 돼요. 아무래도 도심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이 가능한 공간이 많지 않잖아요. 이를테면 도시의 유휴 공간을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유 정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콘텐츠를 채워 넣어요. 학교에 정원을 테마로 하는 교육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요.
Q. 조직 규모나 구성원들도 궁금해요.
핵심 멤버는 3명이에요. 필요에 따라서 외부 가드너분들과 협력하고 있고요. 서울가드닝클럽 의 강점이자 특징은, 설계나 시공 영역을 넘어서 브랜딩이나 기 획 측면을 더해서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희 대표님은 (서울가드닝클럼 이가영 대표) 오랫동안 광고, 브랜딩 영역에서 일하시면서 조경을 배 우셨거든요. 저 (권오은 실장) 같은 경우는 조정 설계, 공간 설계 그리고 비주얼 아이덴티티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김현아 매니저는 전문 가드너로 정원 교육 이나 식재 설계 등의 일을 하고 있고요
Q.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에요! 조경으로 시작해서 점차 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신 거네요.
맞아요. 저희가 단순히 조경만 하지 않고 이런 단위의 일들을 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각자 배경은 다르지만 '도심 속에서도 나만의 정원을 가지는 것,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일상을 즐기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라는 확신과 공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Q. 이를 면 한강 공원이나 경의선 숲긴처럼 도심 속에서도 정원과 비슷한 공간들을 찾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정원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 요. 서울가드닝글길은 어떻게 공유정원을 기획하고 조성하게 되었나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내부적으로도 "우리 경쟁자는 공원인거 아니야?" 라는 농담을 하기도 하고요. 가장 큰 차이점은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겅험한다는 것이에요. 그냥 바라보는 것 외에, 자연이 배경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공유정원은 그런 경험들을 제공항으로써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준다는 면에서 공원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Q. 예를 들면 어떤 경험들이 있을까요?
가드닝 체험 같은 것이 대표적일 것 같아요. 공원의 조경은 단순히 '바라보는' 대상인 반면에 공유정원에서는 전문 가드너에게 교육을 받고, 흙을 만지고, 직접 내가 원하는 작물을 심고 관리하고 심지어는 수확까지 하거든요. 그리고 친구들과 수확한 것들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티를 한다거나 하는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요.
Q. 어떻게 보면 자연을 공간의 형태로 즐긴다기보다 좀 더 '서비스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네요.
맞아요. 그런 점이 공유정원과 공원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정원을 공간의 형태로 경험하시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결합한 형태로 제공하는 거죠.
Q. 가드닝 존, 플랜트 바, 꿀벌정원, 엘니스존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간 구성으로 공유정원을 운영하고 게세요. 프로그램은 어떤 기준으로 기획하시나요?.
'다양성'이라는 큰 뼈대를 가지고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작은 공간에도 다양한 식율과 꿀벌 같은 작은 도심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는 정원의 사이클 속에서 웰니스, 자급자족, 제로웨이스트 같은 문화를 함께 말하고, 다양한 레이어의 '그린 라이프스타일'을 경험 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어요.
Q. 가드닝도 하나의 도시문화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공유정원 프로젝트 이전에도 도심 속 조깅 직업을 많이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작업을 하실 때 '도시'와 '빌딩' 같은 요소들과 조경과의 조화로움을 이루는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시는지도 궁금해요.
저희 이름이 '서울' 가드닝 클럽이잖아요. 저희는 도시 안에 공존하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와 문화, 사람들에서 매력을 많이 느낌고, 아이디어를 얻어요. 노들섬에 오픈했던 '식물도' 라고 하는 식을 문화 공간도 그렇고, 서울로7017 고가 하부의 '초속 정원'이라는 프로젝트도 그렇고 모두 '도시'가 매우 중요한 포인 트였어요.
Q. 도시에 자연이 결합하는 다양한 형태들을 만들어내고 계신 거네요.
맞아요. 회색 빌딩으로 가득찬 획일화된 도시의 모습 말고, 도시의 다양성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은 거죠. 빌딩 위주의 어떤 장소에 정원이라는 요소를 더해 서, 또 그 안에 다양한 수종을 심고 심미성도 있으면서 생산성도 있는 도시 정원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되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하게 될 거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와 콘텐츠도 풍부해지겠죠.
Q. 현재 공유정원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나요?
가드닝 클럼 시즌 멤버십을 메인으로, 요가 클럽과 가드닝 관련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가드너의 작업실'이라는 서비스를 최근에 새롭게 론칭했어요. 멤버십의 경우에는 야외 가드닝이기 때문에 계절마다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다 달라서 봉/어름/가을/겨울 사계절로 나눠서 2개월간 시즌온. 1개월 정 비기간으로 운영할 계획이고요. 멤버십 1기인 가을 시즌이 지난달 말에 종료된 상태예요
Q. 겨울 시즌의 야외 가드닝이라, 상상이 잘 안 돼요.
그런 생각들을 아마 많이들 하실텐데요. 겨울에도 정원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겨울에 남아 있는 식물들의 뼈대나 구조를 살펴본다든지 눈이 내렸을 때 맺힌 빨간 열매의 색상 대비에서 오는 매력 같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거든요. 또 겨울이라는 계절이 식물들에게는 봄을 준비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기도 해서 겨울 정원도 풍부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보려고 해요.
Q. 현대인에게 정원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세요? 또, 개인 정원이 아니라 '공유'정원이라는 지정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돌봄'이라는 키워드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정원을 가꾸고 돌보는 일이 주변의 식물과 식물 사이, 자연의 생태계. 거기서 더 나아가서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나 스스로를 돌보는 일로까지 연결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돌보는 시간, 행위를 통해 자연의 섭리와 흐름을 이해하고, 그것을 내가 사는 세계에 대입 해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데에 도움을 받거든요.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닌가 싶어요.
그 돌봄의 행위를 커뮤니티를 이뤄 타인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공유'정원의 장점이 드러나고요. 내 정원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정원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행위, 서로의 정원에서 수확한 작물들을 함께 나누는 행위 같은 것들이요.
Q. 식물집사로서 격하게 공강하는 키워드예요. 식물을 키우는 행위를 통해서 인생을 정말 많이 배우고 느끼고 있거든요. 삶의 지혜에 대한 통찰을 얻기도 하 고요,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위랄까 '프랙만' 처럼 우리는 우주 속에 있고, 또 우리 존재 하나하나가 모두 소우주라는 느낌. 그러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에서 저희의 슬로건도 한나 아렌트의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가져왔어요. LABOR! WORK! ACTION! 인데, 한나 아렌트는 인간이 실존적 삶 을 살기 위해서는 생명과 세계성, 그리고 다원성이 요구된다고 말해요. 이 조건들에 해당하는 고유한 활동이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이고 요. 그런데 이 개념들이 가드닝과도 완벽하게 점옥이 되더라고요. LABOR는 자연과 연결되는 참된 노동, WORK는 자신의 정체성을 도시와 공간에 표현하 고 표출하는 작업. 그리고 ACTION은 도시의 환경과 공동체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Q. 실존적 삶을 위한 가드닝인 셈이네요. 듣고보니 당장이라도 가드닝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슬로건이에요.
저희가 생각할 땐 가드닝은 삶에서 '의미'를 실현시켜주는 활동이거든요. 실제로 이 일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의 공간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많은 분들과 그런 경험을 나누고 싶었어요. 그리고 개개인의 경험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서 도시, 사회적인 차원에서 같이 공유하고 널리 퍼뜨릴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접근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어떤 분들이 공유정원을 이용하고 계신가요?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이도 적업군도 다양하더라고요. 건축 일을 하시는 분, 공간 기획자, 방송 작가, 데이터 분석, 수의학도 등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것도 공유정원 멤버십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말씀하세요.
Q. 멤버십 참가자분들과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혹시 있으세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는 '지금까지 날씨를 많이 신경쓰면서 살지 않았는데, 나만의 정원이 생기고 나니 비바람이 물거나 햇빛이 너무 강한 날에는 야외 에서 살고 있는 내 식물들이 걱정이 되더라'는 거였어요. 진짜 '내 정원' 이라는 교감이나 몰입, 돌봄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요.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한테 정원을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어서 함께 들르시거나 멤버십 데이가 아니어도 꾸준히 방문하셔서 식물들 관리하셨던 분들도 기억 에 남고요. 저희가 꿈꾸는 '그린 라이프 스타일'을 기반으로 본인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계신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Q. 요즘 아이들의 놀이터엔 흙이 없더라고요..아이들이 자연을 벗상아 놀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게 느껴지는데, 공유정원이 키즈카페 같은 공간을 만든다 떤, 이런 갈증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단위, 어린이 등 타겟을 확장하거나 기존과는 다르게 변경한 공간도 계획도 있으신가요?
아이들의 교육적인 측면이나 사회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저희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차차 더 집중하고 싶은 방향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아이들에게 '유료'로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자연, 멤버쉽 공간보다는 일상 생활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학교나 학원, 도서관 같은 교육 관련 공간이 필요 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그런 공간들에 제한 없이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자연이 녹아들어야죠. 자연이라는게 평등한거고. 소수를 위한 특권이 되는 것은 원하지 않거든요.
Q. 그렇네요. 자연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인프라는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공헌 사업 같은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 LH와 함께 진주의 봉원중학교에 정원과 관련된 공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조성하는 일도 진행했고요. 커뮤니티 텃밭, 중정의 허브 정원을 만들고, 정원을 테마로 교실 하나를 통째로 리모델링해서 가드닝 교육도 받을 수 있고, 놀이로 써 정원을 경험하고 접근할 수 있는 '풀노리 교실'을 만들었어요. 이런 사업들이 더 많아져서 그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탄탄해졌으면 좋겠어요.
Q. 마인드풀가드너스의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을 봤어요. 정원활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이 되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서울가드닝클럽은 이 선언에 동참하기 위해 어떤 실천들을 하고 있는지도요!
기후위기와 도시의 지속 가능성 같은 주제들은 저희도 고민을 많이 하는 지점이에요. 기후위기 정원활동 선언문 중에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을 위한 정원 을 만들지 않고 생태계의 균형을 고려하도록 한다' 라는 대목이 있어요. 거기에 동참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작은 단위의 정원을 만들더라도 한 가지 만 심지 않고 다양성을 고려해서 여러 수종을 심고 있고요. 예를 들면 보통은 먹거리면 먹거리, 관상용이면 관상용 단일 종으로 식재를 많이들 하는데, 먹거리랑 관상용 꽃이랑 같이 심으면 그게 또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거든요. 이렇게 생산성과 심미성을 같이 추구하는 정원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Q. '다양성 추구' 의 키워드가 관통하는 대목이네요.
맞아요. 그리고 꿀벌 정원 같은 것들도, 정원이 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도 공부하면서 알게됐는데, 인간이 먹기 위해서 기르는 채소의 75%는 꿀벌의 수분 활동에 의존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공유정원이 꿀벌들에게 도심에서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꿀 벌들은 공유정원의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돕는 생태계의 상생을 도모하는 거죠.
Q. 자연과 한층 가깝게 교류할 수 있는 공유 정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면 귀존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 같아요. 혹시 귀촌이나 귀농 등을 장려하거나 연계하는 프로그램 등도 있나요? 이런 지점들도 혹시 생각해보신 적이 있을까요?
저희가 공유정원 프로그램 내에서 적극적으로 귀촌을 장려하거나 권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외 프로젝트로는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 코리아 하우스비전 전시에서 친환경 농장을 구축하는 스마트 농업 기업 만나씨이에이(MANNA CEA)가 진천의 가스퀘어 (Root Square)라는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였는데요.
내부 사정으로 전시 일정에 맞춰 공사 진행은 안 됐지만, 저희 공유 정원 모델을 그 공간의 메인 온실 건율에 적용하는 형태로 '진천 가드닝 클럼'이라는 프로 젝트를 기획을 했었어요. 농촌이 매력적인 휴가지가 되고, 더 나아가 그곳에서 살고 싶고, 수익 활동도 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 공유정원 을 활용하는 거죠.
Q. 수도권 집중 현상이라든지, 농촌의 소외가 여러 사회 현상을 믿으키고 있죠. 잔은 모르지만, 점차적으로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흐려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어요. 공유정원이 효과적인 장치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미래화원'이라는 전시에 여하신 것도 봤어요. 서울가드닝클립이 생각하는 미래의 정 윈은 어떤 모습인가요?
카렐 차페크라는 가드너이자 작가가한 말 중에 "우표만한 작은 땅이라도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거기에서 출발해서 기획한 게 미래화원 전시였어요. 어느 곳에서든 한 중의 흙만 있으면 정원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도심 속 일상 곳곳에 정원,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나의 공간들이 많아 지는 게 미래 정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꽃을 피율지 모르고 어떤 모습이 된지 모르지만 정원에 식물을 심고, 이 정원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행위가 지구에게 낙관적인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요.
Q. 인터뷰를 쭉 진행하다보니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조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가드닝클립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계획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우선은 하반기에 송정동에 공유정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1유로프로젝트 in 코끼리빌라'라는 송정동의 오래된 빌라를 리모델링하고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들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주거지 한가운데 위치한 빌라여서 가드닝이라는 콘텐츠가 '동네'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 중이에요. 내년 상반기까지는 2호점 운영을 안정화시키고 프로그램들을 활발하여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 같아요.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그로로'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1.08.11
출처 : 그로로 (https://groro.co.kr/article/54)
-----
도시에 사는 우리를 위한 가드닝 클럽
- 서울가드닝클럽 이가영 대표가 말하는 도시인의 식물 생활
'우리 우표만 한 크키라 하더라도 정원을 가져야 한다'라는 카렐 차페크의 말을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환경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그로로가 식물과 플렌테리어 문화의 다양한 형태를 실험하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봅니다. 첫 인터뷰이는 서울가드닝클럽(@seoul_gardening_club)의 이가영 대표입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공간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서울가드닝클럽의 대표 이가영입니다.
삶의 질 관점에서 도시의 이슈를 다루는 '요즘도시' 라는 매체의 편집장이기도 합니다. 정원 설계를 하고, 책을 만들고, 브랜딩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지만, 큰 들에서 '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의 서울가드닝클럽을 있게 한 터닝 포인트가 있나요?
지금의 스튜디오 이름과 같은 이름으로 시작했던 공유 정원 프로젝트입니다. 몇 해 천, 사무실로 쓰던 옥탑에 작지만 매력적인 테라스가 딸려 있었는데, 정원을 가지고 싶지만 공간이 없는 도시 사람들이 정원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를 기획했어요. 무작정 SNS로 홍보했는데, 꽤 재밌고 다정한 분들이 모이셔서 함께 가드닝하고 즐겁게 교류했습니다. 지금의 서울가드닝클럽의 시작을 함께한 분들이라, 여전히 이벤트를 열면 꼭 초대하고 있어요.
공유 정원 프로젝트는 어떻게 착안하신 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1년 넘게 무작정 식물과 정원을 공부했는데, 기획자라는 정체성을 정원과 어떻게 접목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어요. 정원을 '공간 프로젝트'의 관점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지점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기 카렐 차페크의 어느 문장을 만났는데, 이 프로젝트를 하라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우표만 한 크기라 하더라도 정원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깨닫기 위해서는 최소한 작은 화단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친구여, 구름조차도 우리 발밑의 흙만큼 변화무쌍하지도 아름답지도 만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공유 정원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정원을 완성한 참가자. © 서울가드닝클럽
최근 플랜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죠, 반면 '가드닝'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시도하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인의 가드닝'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도시의 가드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저희에게도 가장 큰 화두입니다.이에 대해 나름대로 실천하려는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첫째는 가드닝을 할 수 있는 공간적 제약 자체를 풀어보는 것. 앞서 말한 공유 정원 프로젝트가 그 일환이고요. 둘째는 물리적인 가드닝 안에 갇히지 않는 것. 말, 글, 음악, 전시 등 가드닝어 가진 가치를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옮겨오는 것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가드닝의 의미를 한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화분 하나를 돌보더라도 가드너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바쁘고 복잡한 삶을 살아가는 도시인이 무언가 새롭게 돌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죠. 식물 기르기가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잘 죽지 않는 식물에 대해 묻고, 한두 번 식물을 죽인 경험 때문에 식물 키우기 자체를 망설이니까요. 물리적이든 비울리적이든 도시에서 가드닝을 접하는 방식이 확장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이 추구하는 플랜트 디자인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요?
변화, 다양성, 리듬감 등이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한 가지 수종으로 채워넣는 디자인은 가급적 지양하고,작은 공간일수록 의도적으로 더 다양한 종류의 수종을 사용합니다. 변화가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정원은 발견의 재미를 줍니다. 매일 새롭게 발견할 거리가 있는 정원은 관심과 애착을 불러일으키고, 정원이 지속성을 가지게 됩니다. 다양한 수종이 산만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강약을 조절하는 요소가 리듬감이고요. 이 부분은 현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부분입니다.
그러서리 가든 콘셉트로 선보인 미니 정원. © 서울가드닝클럽
최근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
남산 피크닉의 '정원 만들기' 전시에 참여했는데, 저희 팀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약 2달간 전시 관련 리서치와 직원 대상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정원의 역사, 현대 정원 디자인의 흐름, 동서양 정원의 차이 등 저작들을 밤새워 정리하며 저희 스스로도 이 일의 가치에 대해 정립해볼 수 있었죠. 전시에 많은 부분이 반영되어 뿌듯했고, 정원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말과 글 등의 콘텐츠로도 정원이 가진 가치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이 큰 수확입니다.
최근에는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식재 콘셉트를 디벨롭하고 있습니다. 그간 감상을 위한 원예종을 위주로 디자인해왔는데, 여기에 수확용 작물을 혼식하는 실험을 하는 중이에요. 심미성과 생산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이죠. 그 일환으로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에서 곰취, 미나리, 당귀 등 한국의 쌈채소와 허브, 열매채소를 혼합한 미니 정원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친환경 화분도 많은 문의를 받았고요.
워크숍과 가드닝 프로그램부터 진시, 연극 등 공간 기획, '가든팟' 같은 제품 등 활동 범위가 넓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결정하는 조건이 있나요?
기획자로서의 정체성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의뢰받아 하는 일이 상당히 늘기는 했지만, 자체 콘텐츠의 비중을 의식적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일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팀 내부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최근 깨달은 점은 정원이 단순히 장식 요소로 쓰이는 플랜테리어 작업은 덜 신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단치 않더라도 우리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프로젝트에서 재미를 느낍니다. 정원 일을 하며 마주친 기쁨이든, 지금 도시에 필요한 정원의 형태나, 정원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제안이든 말이에요. 다행히 올 상반기에는 그런 기회가 많았습니다.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 작업. © 서울가드닝클럽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활동이 있나요?
작업실이 위치한 노들섬에서 그동안 잠시 멈추었던 공유 정원 프로젝트와 정원을 주제로 한 시즌별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 기획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의 첫 전시는 앞서 말한 '그로서리 가든'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주목할 만한 식물과 플랜테리어 트렌드가 있을까요?
무늬종 식물이나 희귀종 식물의 수집 열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한편으로는 과열이 걱정되기도 하는데요.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식물을 기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희소성 있고 남들과는 다른 식물을 소유하는 일이 주는 기쁨도 매우 큽니다만, 식물 키우기의 좀 더 본질적인 묘미는 키우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여러 생각에 있다고 생각해요. 엉켜 있던 시간의 흐름이 제자리를 찾는 느낌, 자연스러움에 대한 생각, 환경과의 상호 작용 같은 것 말이죠. 이런 생각들은 식물의 종류를 가리며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물이 업이 된 지금, 대표님의 식물 생활은 어떤가요?
매일 정원 일을 하다 보면,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게 조금 귀찮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정원을 한바퀴 돌면서 식물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일이 정말로 좋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나의 생활을 돌보고 있다는 감각이 느껴져서인 것 같아요. 저는 산형과 식물을 좋아하는데요. 레이스 플라워라 불리는 아미초와 허브인 딜이 대표적이에요. 씨앗이 여기저기 떨어져서 생각치도 못한 곳에 자라나는 의외성이 좋습니다. 꽃이 정말 우아하고요. 지금 저희 집 현관 앞에 아미초가 자라고 있는데, 제 키를 훌쩍 넘은 야성적인 모습입니다.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한화생명 Life & Talk'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1.07.09
출처 : 한화생명 공식 블로그 (https://www.lifentalk.com/2279)
-----
일상의 지속가능한 변화, 나만의 정원을 찾아서
각박한 도심생활에 쫓기다 보면, 매일 반복되는 생활에 '생명력을 잃어가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아, 나는 백수가 체질이었나 봐!" 가끔은 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원초적 본능을 마주하기도 하죠.
저 역시 딱히 이 본능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속박된 노동을 이어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이전에, 원시의 시대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즐기는 '유희의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 때문에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오늘은 '자신에 대한 성찰' 내지 '여유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힐링의 그 린 코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최근 지속가능 (sustainability)의 붐을 타고 가드닝(Gardening), 혹은 스몰 팜(small Farm)에 대 한 트렌드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그 트렌드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흡수하고, 또 발전시키고 있는 도 전적 이들, 그리고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을 함께 만나보시죠.
도시의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서울 가드닝 클럽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공간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곳입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정원 디자인이나 물리적인 가드닝 외에도 사람들의 일상적 문화와 가드닝을 접목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서울가드닝클럽의 철학은 '가드닝도 하나의 도시문화다'라는 것입니다.
가령 커다란 베란다나 정원이있지 않아도 누구나 나만의 공간을 통해 가드닝을 즐길 수 있고, 식물을 살 핀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어낸다는 거죠. 이런 철학에는 서울가드닝클럽을 만든 이가영 대표의 독특한 스토리도 한 몫 합니다. 광고회사에 다니 며 치열하고 힘든 격무에 시달리던 그녀는, 휴식이 필요해 퇴사를 하게 되었고. 퇴사 후 무언가를 간절히 배우고 싶던 중,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드닝 클래스를 검색해 입문하게 되었다 하죠.
결국 <가드닝클럽>은 태생적 가드너(Gardener)들이 아닌, 가드닝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가드닝클럽의 공간은 노들섬에 위치해 있는데요.
식물과 관련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물도' (@nodeul.sikmuldo)란 특별 공간이 있다고 하네 요. 식물도에는 식물 관련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 네 팀이 입주해 있고, 워크숍 및 강연 등을 진행하 며 공동작업을 꾸려간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도 진행됩니다. 가드너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한 어반 가드너' 강연 시리즈. 식물을 원료로 주조하는 농부들과 함께하는 '술 취한 가드너', 식물 초보를 위한 워크숍인 '초면에 식물합니다? 등이 그것이죠. 나아가 요가와 가드닝을 연계한 *마인드 풀니스 가드닝'이란 것도 진행한다고 합니다.
'마인드 풀니스 가드닝'은 식물이 자라는 모습이나, 이것을 보살피는 태도 등이 요가의 철학과 비슷하다서 착안했다는데요. 식물을 돌보는 것에서 배운 지혜를 나의 일상으로 가져오자'는 캐치프레이즈로, 식물이 자라는 원리를 배우고 직접 심어본 뒤, 노들섬의 루프탑에서 한강의 석양을 바라보며 요가를 하 는 경험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꽤나 반응이 좋아서, 코로나 이전까지 참여율이 꽤 높았다고 하네요.
'공유 정원'의 시대, 모두가 함께 가꾸는 정원을 꿈꾸다
서울가드닝클럽은 공유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가드닝이 '도시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SNS 계정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함께 야외에서 식물을 길러보는 경험을 시작했다는데요.
'공유 정원 프로젝트'의 시작은 하나의 옥상에 여러 개의 플랜트 박스'를 가져다 놓고, 그 플랜트 박스에 가드닝을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한 개의 플랜트 박스에 1종의 식물이 아닌 7-8종의 식물을 심어 자신만의 정원을 디자인하도록 독려했다 하는데요.
한마디로 '가드닝=개개인의 다양한 정체성 표현' 이란 것을 전하고 싶었던 거죠.
실제 정원의 기후, 시선, 활동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가드닝을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은 자연스레 식물' 보다는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계절의 변화를 '감각'으로 체험함으로써 생기와 쇠퇴의 흐름을 경험하기도 하고요.
칼 피르스터라는 동독 출신의 유명 정원사가 계절을 4계절이 아닌 7계절로 구분했듯, 잘 꾸며진 정원 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화려한 정원' 이 아닌,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정원'이라 는 대목이 더 실감나기도 하네요.
서울의 정원을 더 보고 싶다면? '아모레퍼시픽' 성수 & '모노하' 한남
아모레퍼시픽 성수는 차량 정비소였던 공간 가운데 시멘트 바닥을 깨서 정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 재 한국에서 정원에서 제일 유명하신, '더 가든'의 김봉찬 대표님이 만드신 것이기도 한데요. 보통 도심 의 정원이 '건물의 치장' 역할로 들어가는 데 반해, 이곳에서는 '도시 안에 제대로 자연을 만들려 하는' 의지와 노력이 보인다고 하네요.
같은 팀이 만든 작품으로 모노하 한남점이 있습니다. 정원을 느끼면서 공간에 입장하도록, 정문을 대로 변이 아닌 뒤쪽에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정원을 통해서 공간을 들어갈 때의 '시간의 전환'을 느낄 수 있 도록 감각적 구성과 배려를 덧대놓은 것이 장점이라 합니다.
가드닝, 이제 관상을 넘어 먹거리와 환경으로
가드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실내 작물에서 야외 정원으로, 그리고 농업에서 환경으로 테마를 확장해 넘어간다는 거죠.
결국, 가드닝은 먹거리가 되는 작물까지 넘어가면서 지속가능 환경에 대한 생각까지 그 철학을 뻗어갑 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에 관심이 있는 브랜드나 아티스트와의 활발한 협업을 이루기도 하고요.
언젠가 이 지속가능 CSR'의 시리즈를 탄소 발자국 운동화, 올버스로 시작한 기억이 있는데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네요. 서울가드닝클럽과 올버즈코리아의 '지속가능한 팝업'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말입니다. 그리고 그 현실화에 대해서는, 다음 회차에 소개드릴 지속가능 브랜드 하우스 드림 하우스>의 이야기에서 더 구체적으로 만나보도록 할까요?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경향신문'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1.10.29
출처 : 경향신문 장회정 기자 (https://www.khan.co.kr/life/life-general/article/202110291546001#csidxa9de2cdf8c1e7ec85a4ff 36f63885ce)
-----
옥상과 골목이 정원으로··· 마당이 있는 삶, '공유정원'이라면 가능
‘마당 딸린 집이 없어도 마당이 있는 삶은 가능하지 않을까.’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가 2018년 작업실 옥상에서 시도했던 ‘공유정원’. 옥상 정원을 중심으로 유료 회원제 커뮤니티가 절찬리에 진행됐다. 사진|서울가드닝클럽 제공
옥상을 공유정원으로 활용한 사례는 또 있다. 2018년 당시 프리랜서였던 이가영씨는 작업실로 쓰던 서울 매봉역 인근 주거용 빌라 옥탑 공간에 개인 정원을 만들었다. 실내 10평, 실외 15평의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인근 원룸이나 아파트 거주자들과 공유하면 좋겠다 싶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퇴근 후 나는 가드너가 된다”는 카피를 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여자 모집공고를 내자 예상외로 참가 요청이 쇄도했다. 그렇게 모인 회원 15명은 각자 원하는 식물로 박스 정원을 꾸미며 가드닝 활동을 함께했다. 여행담을 공유하고 ‘토크 프로그램’도 열면서 옥상 정원을 중심으로 한 유료 회원제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당시 회원들에게 ‘정원계의 위워크(글로벌 공유오피스)’라 설명하며 확대 계획을 밝혔던 공유정원 프로젝트는 현재 이가영 대표와 권오은 실장이 이끄는 도시콘텐츠기획집단 서울가드닝클럽으로 발전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정원을 기반으로 한 공간 설계와 시공을 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동안 서울역7017 초속정원 설계·시공, 폭스바겐@남산피크닉 조경디자인·시공,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허브가든 가드닝콘텐츠 기획·플랜트디자인 및 시공,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연출, 제주도 WeSa 선흘 조경디자인 및 시공 등의 작업을 해왔다.
서울 노들섬의 식물문화공간 식물도 앞에 서울가드닝클럽이 조성해 놓은 미니 화단. 1평 공간에서도 충분히 정원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샘플이다. 권오은 실장이 허브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장회정 기자
2019년 노들섬 개장에 발맞춰 식물문화공간 ‘식물도’를 기획하고 입주한 서울가드닝클럽의 쇼윈도 앞에는 박스 화단이 나란히 놓여있다. 1평(3.3㎡) 화단을 들여다보니 당근이 머리를 빼꼼 내밀고 이에 질세라 순무(빨간 무)도 튼실한 속살을 과시하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주황색 마리골드가 만발했다. 작은 공간에도 충분히 화단을 꾸릴 수 있다는 도시정원의 샘플인 셈이다. 이 대표는 “마리골드는 예쁘기도 하지만, 벌레를 쫓는 역할을 한다”며 “여기에 벌과 나비를 부르는 밀원식물, 틈틈이 따먹을 수 있는 허브를 함께 심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동반자 식물을 함께 심는 것. 이른바 서울가드닝클럽의 시그니처 식재 스타일(컴패니언 플랜팅)이다. 정원과 텃밭을 굳이 구분하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생산성이 있는 ‘도시형 정원’을 추구한다. 서울가드닝클럽에서는 식물별 역할과 기능에 따라 함께 심으면 좋은 매칭법을 알려주는 교육도 실시한다. 300명이 넘는 회원을 모았던 공유정원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한 상황. 대신 소규모 가드닝 프로그램, 요가·명상을 가드닝과 결합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드닝의 문화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권오은 실장은 “코로나19가 공유정원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부추긴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가드닝클럽은 연말까지 도시농업과 정원의 공존을 조명하는 ‘파밍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행사를 지속한 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춘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시민 텃밭’이라는 역사를 가진 노들섬에서 도시정원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장 탐나는 공유정원 후보지를 물었다.
“요식행위로 소나무를 꽂아 놓은 도심 속 공개공지, 흡연 공간으로 전락한 건물의 저층부 유휴공간에 접근하고 싶습니다. 데커레이션 개념의 조경이 아니라, 우리에겐 도심지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거든요.”
광고인 출신인 서울가드닝클럽의 이가영 대표(왼쪽)는 조경가이자 도시전문미디어 요즘도시의 편집장도 맡고 있다. 권오은 실장은 조경디자이너 겸 문화콘텐츠 기획자로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사진|장회정 기자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한 조영민 대표와 조경대학원을 거친 이가영 대표는 광고인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촉이 남다른 이들은 ‘자연은 공짜’라고 여기는 기성세대와 달리 요즘 세대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그 안에서 색다른 경험과 의미를 찾고 싶어한다는 점을 읽어냈다. 2030세대 참가자를 대상으로 분갈이 워크숍 등을 진행한 권오은 실장은 “(요즘 세대는) 화분 하나를 채우는 것에도 개성과 정체성을 반영해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식물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가드닝을 통해 긴장된 일상에서 틀어져 있던 시간성을 회복하는 경험을 하면서 감동 수준의 감정 변화를 느끼는 듯하다”며 도시인에게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그게 꼭 교외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작은 공간이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정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는 트렌드를 서울가드닝클럽은 ‘라이트 아웃도어 시장’이라 명명했다.
-
2021. 10. 29
장회정 기자
출처 : 경향신문(https://www.khan.co.kr/life/life-general/article/202110291546001#csidxa9de2cdf8c1e7ec85a4ff36f63885ce)
서울가드닝클럽이 '비즈니스 워치'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1.10.14
출처 :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21/10/14/0023)
-----
주말농장 대신할까…'LG 틔운' 살펴보니
LG전자, 식물생활가전 첫 출시
집안서 쉽게 화초·채소 재배…미관 효과도
온도조절·급수·통풍까지…가전기술 집합체
'가전 거인' LG전자가 상당히 독특한 가전을 내놨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인한 '집콕 시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꽃, 채소, 허브 등 다양한 식물을 손쉽게 키울 수 있는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을 선보인 것이다.
14일 LG전자는 서울 성수동 소재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 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틔운 하우스'를 조성해 공식 개장 하루 전에 이를 소개했다. 현장으로 가봤다.
'LG 틔운'이 오는 15일 서울 성수동 플라츠에 오픈 예정인 팝업스토어 '틔운 하우스'에 배치돼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LG가 식물 키우는 가전을?
틔운 하우스 입구에 들어서니 곳곳에 식물 화분들이 놓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사이로 틔운이 여럿 배치돼 있었다. 식기세척기 크기 만한(높이 81.5cm, 전면 가로 59.5cm) 제품이 집안에서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듯 한껏 예쁘게 꾸민 인상이다.
전문가의 손길도 느껴진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길종상가'가 입간판, 사이니지, 조명, 가벽, 선반 등으로 곳곳을 꾸몄다고 한다. 조경 작업은 서울가드닝 클럽이 맡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주제로 이 공간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자체도 내부 미관에 기여하는 느낌이다. 투명한 제품 전면을 보면, 화사한 꽃과 푸른 식물이 빼곡히 자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무채색 계열의 인테리어 속에서도 홀로 반짝일 수 있는 외형이다.
제품은 '네이처 그린', '네이처 베이지' 2종으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이지만 어떤 식물을 키우느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를 것 같았다. 게다가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 내부에서 식물과 꽃을 비추고 있어 더욱 화사하다.
제품을 직접 보기 전만 해도 주말농장을 집에서 할 수 있는 수준이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꾸미면 정원을 집안으로 들이는 느낌이 들 수 있겠다는 기대로 바뀌었다.
사용법은 간단했다. 제품 앞쪽 문을 열고, 위·아래 선반에 원하는 씨앗 키트를 장착하면 시작이다. 그런 뒤 하단의 물탱크에 물과 영양제를 넣고 문을 닫으면 된다. 각 선반에 씨앗 키트가 3개씩 들어가니 한번에 6가지 식물을 키울 수 있다.
LG전자는 △꽃 3종 △채소 12종 △허브 5종 등 20가지 씨앗 키트를 제품과 함께 판매한다. 따로 사거나 정기구독하는 방식으로도 제공된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LG 씽큐'와 연동하면 모바일에서 식물의 성장을 관리할 수 있어 편하다는 설명이다. 물과 영양제 보충, 수확 시점도 앱이 알려준다.
계절에 관계없이 채소는 4주, 허브는 6주, 꽃은 8주 정도 키우면 수확할 수 있단다. 행사장 내 관계자는 "식물 성장에 적합한 파장에 빛 반사율을 높인 LED 조명과 영양제 공급을 통해 그리 길지 않은 기간 안에 수확까지 가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파종 시기를 놓치면 시작도 못 하고, 자주 가보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십상인 주말농장과 완전히 다른 점이다.
신상윤 LG전자 스프라우트 컴퍼니 대표가 14일 '틔운 하우스'에서 식물생활가전 'LG 틔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LG 가전 기술력 '총동원'
이 제품을 왜 만들었는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식물을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렵다'는 부담을 느끼는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로인 조사에 따르면 식물을 키워봤거나 키우고 있는 사람의 60%가 식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래서 LG전자의 가전 관련 온갖 기술력이 동원됐다. 우선 LG 디오스 냉장고의 핵심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를 활용한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낮과 밤의 서로 다른 온도까지 구현한다.
또 퓨리케어 정수기의 급수 제어 기술을 활용한 '순환 급수 시스템'도 적용돼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이 공급된다. 휘센 에어컨의 공조 기술은 내부 공기 흐름을 최적화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에 적용된 기술은 통풍 환기 시스템에 도입됐다.
이번 제품은 LG전자가 신사업 육성과 효율적 시장 개척을 위해 만든 CIC(company in company, 사내 기업) 모델의 첫 사례이기도 하다.
틔운 사업을 맡는 LG전자 '스프라우트 컴퍼니'의 신상윤 대표는 이날 현장에 직접 나와 "집에서 원하는 꽃을 키우고 채소를 수확하면서 식물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와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틔운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시 예정인 'LG 틔운 미니'가 14일 팝업 스토어 '틔운 하우스'에 배치돼 있다.
/사진=김동훈 기자
식물이 커지면…'후속 상품' 대기
아쉬운 점은 없을까. 파처럼 키가 큰 식물은 키우기 어렵다는 점이 하나 떠올랐다. 너무 비싸진 탓에 집에서 파를 키우는 '파테크'란 신조어까지 만든 파를 키울 수 없다니. 이런 제한은 제품이 위·아래 선반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
직접 질문해 봤다. LG전자 관계자는 "선반을 없애면 LED 빛이 식물의 위와 아래에 다르게 도달할 수 있다"며 "추후 출시 예정인 '틔운 미니'에 식물을 옮겨 심으면 파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틔운 미니는 길쭉한 박스와 손잡이 있는 바구니를 연상시키는 화분 모양의 제품이다. 틔운에서 성장한 식물을 틔운 미니로 옮기거나 식물을 다양한 장소에 배치해 키울 수 있는 콘셉트다.
LG전자는 틔운 하우스를 오는 15일부터 내달 초까지 운영한다. 제품은 14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사전 예약 판매를 진행한다. 가격은 출고가 기준 140만원 후반대로 책정됐다.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은 이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브리크 매거진'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1.09.28
출처 : 브리크 매거진 (https://magazine.brique.co/article/%EC%A7%80%EA%B5%AC%EC%9D%B8%EC%9D%98-%EC%A0%95%EC%9B%90/ )
-----
지구인의 정원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공간과 콘텐츠를 만드는 '서울가드닝클럽'
서울가드닝클럽은 식물과 정원을 기반으로 공간을 만들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이다. 흔히 아는 정원뿐 아니라 모르는 정원까지 만들어 내는 이들은 그 이름을 따라 도시 문화로서의 가드닝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의 오래된 빌라 옥탑에 사람들을 모아 작은 정원을 꾸리는 일에서부터 작가들의 정원, 연극 속 정원, 먹고 즐길 수 있는 생산적인 정원까지. 서울가드닝클럽을 운영하는 이가영 대표와 권오은 실장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가드닝에 대해 물었다.
이가영 대표(왼쪽), 권오은 실장 ⓒBRIQUE Magazine
가드너의 일
서울가드닝클럽을 운영하는 멤버들을 소개해 주세요.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은 저랑 권오은 실장님이 운영하는 2인 스튜디오예요. 사명이 어반이슈Urban Issue고 그 안에서 ‘요즘 도시’와 ‘서울가드닝클럽’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어요. 가드닝클럽은 프로젝트에 따라 객원 멤버들과 협업하는 구조로 일하고 있는데요. 객원 멤버로는 콘텐츠 기획자, 가드너, 요가 선생님 이렇게 세 분 정도 계세요.
ⓒBRIQUE Magazine
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
공유정원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이가영 매봉역 뒤에 있는 오래된 빌라 옥탑에서 정원을 공유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옥탑은 작업실로 쓰던 공간이었는데, 제가 가진 공간과 가드닝 지식을 나누며 사람들을 모아 함께 작은 정원을 꾸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떨까 싶었죠. 서울 한복판에서도 작지만 온전한 자신만의 정원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서요. 그렇게 서울에서 모여 가드닝하니까 이름은 서울가드닝클럽이 됐어요. 작지만 끝은 성대하리라 하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인데 여기까지 왔네요. (웃음)
Labor, Work, Action이라는 모토가 흥미로워요.
이가영 제가 다른 일을 하다 식물도 배우고, 정원도 배우고 급기야 대학원까지 가게 된 거잖아요. 그러면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러다 로버트 포그 해리슨의 『정원을 말하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한나 아렌트가 말한 인간의 조건이 언급되더라고요. 아렌트가 말한 세 가지 조건 Labor, Work, Action이 가만 살펴보니 가드닝에 부합하는 일이었어요. 자연과 연결되는 참된 노동(Labor),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도시에 표현하는 일(Work), 그리고 주변 사회-환경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Action). 이렇게 세 가지 의미를 정원이 다 내포하고 있어요. 왜인지 모르게 식물을 직접 만지고, 정원을 조성할 때 기쁜 이유가 이 세 요소로 설명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서울가드닝클럽의 모토로 삼게 됐죠.
ⓒBRIQUE Magazine
서울가드닝클럽은 노들섬 내 ‘식물도’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 공간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이가영 2019년 8월에 노들섬이 개장했는데, 그 이전 봄부터 운영사 측에서 식물 관련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협업을 제안해 왔어요. 그때부터 함께 공간을 논의하다가 입주는 노들섬 오픈하면서부터 하게 됐죠. 식물도에는 식물 관련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 네 팀이 입주해 있어요. 각자 작업과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요. 저희도 들어와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코로나19로 계획했던 프로그램들이 취소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지금은 주로 작업실이나 전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노들섬에 위치한 ‘식물도’ 전경 ⓒBRIQUE Magazine
노들섬에 위치한 ‘식물도’ 전경 ⓒBRIQUE Magazine
지금까지 진행해 온 가드닝 작업이 굉장히 다양한데요. 인상 깊은 작업을 소개해 주신다면.
이가영 서울가드닝클럽이 한 개인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로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되어준 작업이 있어요. 바로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한 ‘초속정원’이에요. 대학원생일 때 공공정원 공모전에 당선되어 진행한 프로젝트인데요. 지금까지도 했던 작업 중에 좋아하는 작업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이 작업을 말씀드리곤 해요.
도시의 심장부와도 같은 서울역 앞에 사람들이 흔히 볼 수 없는, 사계절 피고 지는 초화류를 식재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작업이죠. 시민들이 자연의 시간을 돌려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누구든지 가서 볼 수 있는 정원이라는 점도 중요했고요. 모두에게 열린, 디자인된 정원이 도시에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조성한 지 이제 한 3년 정도 됐는데, 시민 정원사분들이 계속 관리해 주셔서 지금까지도 작동을 잘하고 있어요. 대표작이자 뿌듯한 작업 중 하나죠. (웃음)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된 ‘초속정원’ ⓒSeoul Gardening Club
서울로7017 하부에 조성된 ‘초속정원’ ⓒSeoul Gardening Club
권오은 제주도의 예술 작가들이 거주하면서 작업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스의 정원 조경을 담당한 적이 있어요. 작품을 만드는 분들이 저희 작업을 보고 영감을 받아 뭔가를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만들면서 내내 즐겁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보고 영감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상상하며 작업한 부분이 많았어요. 클라이언트분 역시 식물이 자라는 걸 지켜봐 주실 수 있는 아량이 있는 분이어서 실험을 많이 할 수 있는 사이트이기도 했고요.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가드닝 작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가영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작은 사이트일 수록 더욱더 다양한 종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조경이 이루어진 공간에서 우리가 식물의 이름을 아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직접 경험해 본 식물의 종들도 그다지 다양하지 않고요. 그래서 도시 내 조경 공간에서의 경험 자체를 좀 더 확장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건물의 위치나 해의 방향에 따라 미세하게 땅의 환경과 조건이 달라지는 부분과 정원에서의 활동, 즉 이용성의 측면도 물론 고려하고요.
여러모로 색이 많은 작업들을 보여주시는 것 같은데요.
이가영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이 아닌 이상, 의도적으로 한 가지 종만을 도열하는 식의 디자인은 지양하는 편이에요. 건축이나 인테리어의 경우에는 모던한 스타일로 해 달라거나 유럽풍으로 해 달라는 식의 스타일에 관한 요구 사항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정원은 스타일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서인지 믿고 맡겨주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잘하는 스타일을 먼저 말씀드리죠. 모던한 스타일도 보여드리긴 하지만, 오히려 저희가 잘 못하는 부분이라고 말씀드리기도 해요.
제주 아티스트 레지던스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다양한 색을 사용해 작업에 어려운 점은 없나요?
권오은 조경 작업을 하면 설계부터 현장까지 컨트롤하는데, 워낙 다양한 수종을 쓰다 보니 식물들의 조화를 맞추는 데 품을 많이 들이게 돼요. 각도를 조금만 달리 해도 모양이 확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세심한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거죠. 현장에서 그런 부분들에 시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이가영 아무래도 색을 다양하게 쓰면 중구난방이 되기 쉬워요. 리듬감이나 조화를 고려해 강약조절을 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요.
권오은 왜 지나가다 조경 공간을 무심코 볼 때, 인위적으로 조성된 정원도 예쁘지만 언덕이나 화단에 자리 잡은 오래된 정원도 예쁘잖아요. 여러 가지가 함께 있어도 자연스럽고요. 저희 가드닝 작업도 인위적인 느낌을 주기보다는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해요.
ⓒSeoul Gardening Club
창의성을 요하는 작업일 것 같은데요.
이가영 이제 한 3년 정도 작업을 하다 보니 2년차 때 했던 것과 지금이 또 다르구나 싶어요. 처음에 이렇게 심었을 때는 이 조화가 예뻤는데, 이제 그 식물들이 자라나면서 어떤 식으로 모양이 바뀌는지를 비로소 알게 된 거죠. 시간을 들여 알아가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정통 조경학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다 보니 직접 해 보면서 알아가는 부분이 커요.
권오은 이론적으로도 물론 다층식재라고 해서 낮은 식물부터 점점 더 높은 식물까지, 순차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배우기도 해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각 식물이 커졌을 때의 높이나 모양은 환경마다, 식물 종마다 너무 달라요. 아무리 이론을 알아도 결국은 경험에서 나오는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이가영 한 십 년 해야 잘할 것 같은데요. (웃음) 가드닝 작업을 해 둔 게 2-3년은 지나야 본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정원 디자인 작업에 대해 먼저 여쭤봤지만, 조경에서 확장되는 서울가드닝클럽의 다양한 작업들이 인상 깊었어요.
이가영 광고 일을 한 경력이 있다 보니 그 커리어를 완전히 버리기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접목하려는 의지가 컸어요. 오은 실장님도 조경 안에 갇히고 싶지 않다는 부분이 있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어반이슈라는 회사 내에서 요즘도시와 가드닝클럽이라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는 건데요. 저희는 도시 문화, 도시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안에서 가드너로서 식물 기반의 공간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거죠. 그 표현이 꼭 물리적인 식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글이나 음악처럼 다른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더 다양하게 펼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나서 서로 맨날 후회하죠. 왜 나를 말리지 않았느냐며. (웃음)
콘텐츠로서의 가드닝 작업 중 일부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가영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라는 제목의 연극에 정원을 조성하는 작업을 했어요. 실내지만 연극의 내용을 잘 표현한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무대연출 쪽 의뢰에 즐겁게 진행했던 작업인데요. 콘텐츠로서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 왔는데, 상반기에 그런 방향으로 펼칠 수 있는 활동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무대 조경 작업 ⓒSeoul Gardening Club
피크닉에서 진행 중인《정원 만들기》전시의 리서치에도 참여하셨다고요.
이가영 피크닉 팀에서 정원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리서치를 맡겨 주셔서 기획 초반에 길라잡이 역할을 했죠. 정원의 의미나 동서양 정원의 차이, 도시 사회적 맥락에서의 정원의 의미, 요즘 정원의 트렌드 등 전반적인 리서치를 담당했어요. 한두 달 정도 책을 쌓아놓고 정원 역사와 중요한 저술가들이 말하는 정원의 의미 같은 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많은 공부가 됐어요. 그런 리서치 기반의 작업을 좋아하고, 또 거기에 잘 맞는 그룹인 것 같아요. (웃음)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와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프로그램도 협업하셨는데요. 어떤 프로그램이었나요?
권오은 그로서리 가든이라는 주제로 처음 선보이는 콘텐츠였는데, 한국의 토종 허브들과 계절 채소들을 조합한 팟을 선보이는 행사였어요. 미나리, 곰취, 당귀 이런 채소들도 사실은 향이 있는 허브잖아요. 인식하지 못하지만 토종 허브인 셈이죠. 그 부분과 더불어 다른 한편으로는 식용 식물들도 미적으로 관상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키워서 먹는 데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이 식물들을 모아두면 어떤 종은 넓은 잎, 어떤 종은 뾰족한 잎 이렇게 다 다르거든요.
이가영 말하자면 심미성 있는 원예 정원 식물과 생산성 있는 텃밭 식물을 결합한 작업인 거예요. 텃밭 식물들도 아름다운 정원의 소재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어요. 동시에 먹고 기르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고요. 이런 식으로 정원 디자인을 잘 하지는 않는데, 어떻게 보면 지속 가능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인 거죠. 지금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전시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도 그 연장선에 있어요.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와 협업한 ‘그로서리 가든’ ⓒSeoul Gardening Club
권오은 그로서리 가든을 계기로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 공간에 허브 가든을 조성하기도 했어요. 개별 화분 하나하나 늘어놓는 방식은 아니고, 식물들의 조합을 보여주는 프로젝트였어요.
이가영 조금 더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하면, 컴패니언 플랜팅companion planting이라고 해요. 지속 가능한 정원 혹은 텃밭을 디자인하는 방법인데, 상호 보완적인 식물들을 한데 두는 거예요. 예를 들면 시금치와 무를 같이 심으면 시금치에 꼬이는 벌레가 무잎을 먹는데, 무의 생장에는 방해가 안 되는 식의 과학적인 상호 보완 작용을 활용하는 방법이죠. 일종의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원리예요. 벌들이 식물의 수분을 도와 열매를 따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처럼요. 가드닝클럽 공간 앞에 만들어 둔 화단에도 당근, 무 같은 채소들과 라벤더, 딜, 펜넬 그리고 나비와 벌을 위한 야생화를 함께 식재해 뒀어요.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에 위치한 ‘허브 가든’ ⓒSeoul Gardening Club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2층에 위치한 ‘허브 가든’ ⓒSeoul Gardening Club
가드닝은 환경과 필수불가결한 작업이네요. 농업과도 자연스레 이어지고요. 서울가드닝클럽이 생각하는 도시에서의 가드닝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이가영 단편적으로 생각하면 가드닝이 식물을 기르는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작업일 수 있어요. 그런데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되게 특이하고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식물들에 열광하게 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식물을 통해 주변 환경을 개선한다든지, 농업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친환경적인 활동에 관심을 갖는다든지 하는 방향으로 그 영역이 확장돼요. 내가 살아가는 환경이나 자연으로요. 내가 나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환경적인 부분들과 관계 맺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그런 식으로 계속 확장하다 보면 식물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각이나, 조경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각이라기보다는 지구인으로서의 자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지속 가능성과 맞닿아 있네요.
이가영 최근에 제가 주택을 지어 이사를 했어요. 주택이 생기니 집에 작은 텃밭을 만들 수 있더라고요. 그 작은 텃밭에 토마토랑 가지, 허브 몇 가지, 작은 무, 당근 등을 심어 두고 소량씩 재배해 먹었어요. 근데 그렇게만 해도 생활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이 현저히 줄어드는 거예요. 말씀드린 지구인으로서의 자각이라는 게 이렇게 직접 실천해 보면서 경험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도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혹은 더 힙하게 정원이나 콘텐츠를 디자인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는데, 지금은 좀 더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려고 해요. 쓰레기가 덜 나오게 하거나, 사람들이 생산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의 방향을 고민하죠.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파밍 시티: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 전시 전경 ⓒSeoul Gardening Club
최근 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정원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도시의 정원문화와 관련해 체감하는 변화가 있나요?
이가영 체감상 식물 관련 일을 하는 주체들이 상당히 많아졌어요. 퇴사하고 한참 식물을 배우고자 했을 때까지만 해도, 어디서 배울 수 있지? 하고 찾아보면 한 서너 군데 거론되는 곳이 다였거든요. 지금은 가드닝 클래스를 여는 곳도 많아졌고, 상품화된 식물들도 많고요. 시장이 커졌다는 걸 체감해요. 예컨대 상업 공간에 식물을 하나라도 가져다 놓으려고 하고, 외부 조경도 과거에는 크게 신경을 안 썼다면 요즘은 그런 요소까지도 고려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웃음)
권오은 이 일을 하면서 SNS에서 그 주체들을 팔로업하고 있는데, 요즘은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식물에 관심을 두고 키우는 2-30대 젊은 세대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아요. 예전에 식물을 심고 가꾸는 일이 중노년 여성들의 취미 활동에 가까운 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보다 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죠. 이제 막 식물 문화에 뭔가 생겨나고 있는 단계인 것 같아요.
이가영 맞아요. 그리고 최근 들어 이 분야가 굉장히 세분화되었죠. 자기만의 식물을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드물지 않게 보이고, 식물을 다루는 영역도 아주 다양해졌어요. 근데 정원문화가 과연 있나,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아직인 것 같아요. 내가 가꿀 수 있는 정원이 사실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정원문화라기보다는 식물 문화 혹은 실내 가드닝 문화 정도는 생긴 것 같아요. 실외 가드닝, 정원에 있어서는 아직 제약이 많은 듯하고요.
정원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지점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서울의 정원문화, 혹은 식물 문화에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이가영 주거 문화의 아쉬움이죠. 정원문화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할 만한 게 아직 없는 것 같아요. 서울의 주거 문화는 정원문화를 만들기에 명백히 한계가 존재하니까요. 누군가가 조성한 예쁜 정원이 많아진다고 해서 정원문화가 생기는 게 아니라, 내 일상의 공간, 주거의 공간에 가꿀 수 있는 정원들이 생겨나야 정원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주거 문화의 선택지가 다양해져야 정원문화도 함께 다양해질 수 있을 거고요. 공공영역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면, 내 정원이 없어도 가드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 있겠죠.
정원문화 혼자 생성되고, 발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리 멋지고 예쁜 걸 많이 보여줘 봤자 실현할 곳이 없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실내에서 여러 가지를 극복해 보려고 하는 기술이나 문화가 많이 생기긴 했지만, 인위적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권오은 과연 지속 가능한 문화인가? 싶기도 하죠.
이가영 그건 그 나름의 역할이 있겠지만, 실내에서의 가드닝만으로 정원문화가 확장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물리적으로 해결해 줘야 하는 부분이 크죠. 처음 시작했던 공유정원을 다시 진행해 보려고 하는 것도 그런 고민과 닿아 있어요.
공유정원 프로젝트 ⓒSeoul Gardening Club
공유정원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정원을 경험하다 보면, 조금씩 정원을 원하는 주거 문화도 생겨나지 않을까 싶어요.
이가영 확실히 수요가 생기면 바뀌어요. 예컨대 테라스가 예전에는 확장의 대상이었는데, 지금은 테라스 있는 집을 더 선호하잖아요. 코로나의 영향도 있지만요. 타운하우스 형태라든지, 원룸이나 오피스텔 유형의 1인 주거 공간에도 옥외 공간들을 어떻게든 조금씩 넣어서 디자인하려는 경향이 있죠. 그건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설계인 거지, 건물주의 취향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점점 바뀔 것 같기는 해요.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인상 깊었던 정원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이가영 서울은 아니고, 제주도에 개관한 스누피 가든에 최근에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넓고 볼 거리가 많고,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좋아할 수 있게 꾸려져 있어요. 캐릭터숍을 상상하고 많이들 방문하는데, 무엇보다 정원이 콘텐츠와 잘 어우러져 있어요. 서울의 공간들은 약간 점잖빼고 무심한 느낌이 있잖아요. 그게 이 시대의 양식으로 자리 잡은 것 같기도 하고요. 너무 쾌활하고, 너무 감정을 드러내면 촌스러운 것이 되고, 다들 무심한 태도로 공간에서 적당히 힘을 빼고 있는 게 서울의 문화라고도 할 수 있죠. 스누피 가든에서는 사람들이 다 신나서 감정을 표출하고 다니더라고요. 그런 공간이 되게 오랜만이었어요.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에요. 누구라도 기쁨을 가질 수 있는 공간!
서울에서는 근래 성수동에 생긴 플라츠Platz의 중정 공간이 좋았어요. 좁은 진입로로 들어가다가 가운데 공간이 열리는 구조가 우리나라에 잘 없는데, 베를린 컨셉으로 디자인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중정 공간이 자아내는 느낌이 인상 깊었어요. 면적이 그리 넓진 않아도, 삭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잘 꾸려져 있었던 것 같아요.
ⓒSeoul Gardening Club
ⓒSeoul Gardening Club
도시 문화 기획자라는 정체성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의 서울가드닝클럽의 계획을 들려주신다면.
이가영 도시라는 키워드 안에서 작업을 이어갈 것 같아요. 되게 흔한 말이 되어버렸지만, 지속 가능성이라는 말을 중심에 두고 작업할 계획이에요. 준비 중인 전시의 타이틀도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정원”이에요. 그로서리 가든 형태의 정원이나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삶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명하는 작업을 이어가려고 해요. 모든 작업을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기회가 되고 뜻이 맞는 정원주를 만나면 저희가 지향하는 가치와 개념을 담은 정원을 조금씩 이식하는 작업을 해 보고 싶어요. 농사도 천천히 배워보고요. 해 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니까요. 아까 말씀드린 공유정원을 사업화하는 일도 기획하고 있어요. 도시 문화로서의 가드닝을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다방면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면 좋겠어요.
ⓒBRIQUE Magazine
-
에디터 김지아 / 사진 윤현기 / 자료 서울가드닝클럽
서울가드닝클럽 공유정원이 '서울문화재단 X FAVIORITE 매거진 '에 소개되었습니다 :)
2020.12.16
출처 : 서울문화재단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i_sfac/222175600414 )
-----
[매거진]도시 문화가 되는 가드닝(서울)
서울가드닝클럽이 'Global News Netwrok 'Aving''에 소개되었습니다 :)
2019.05.28
출처 : Global News Network 'AVING' 최상운기자 (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1536850&Branch_ID=kr&rssi d=naver&mn_name=news)
-----
폭스바겐코리아,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과 콜라보레이션 실시
폭스바겐코리아가 오는 5월 25일부터 10월 27일까지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피크닉(piknic)'에서 진행되는 페터 팝스트 (Peter Pabst)의 전시, 'Peter Pabst: White Red Pink Green - 피나 바우쉬 작품을 위한 공간들'을 공식 후원하며, 전시로부터 영감을 받은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Garden Of Arteon)'을 연계해 운영한다.
폭스바겐코리아가 공식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 30여년간 부퍼탈 댄스시어터 (Wuppertal Tanztheater)의 무대를 책임져온 무대미술가 페터 팝스트의 단독 전시로, 전설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작품을 위해 그가 창조해낸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무대들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몇 가지를 피크닉 공간에 맞게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또한 관람객들이 페터 팝스트의 작품을 통해 얻은 감흥과 영감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도록, 이번 전시와 연계한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Garden Of Arteon)'을 피크닉 후정에 조성해 운영한다.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은 서울로 공모전에서 조경 작품으로 최우수작을 받은 정원 예술가 이가영 작가와 조혜령 작가가 '무브먼트 에즈 메타포(Movement as Metaphor)'라는 주제로 완성한 작품이다.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은 무대 위 아테온을 감싼 식물들의 섬세한 선과 환경에 따라 반응하는 움직임으로 아테온의 미학적 완성도와 우아한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해냈다. 작가는 식물이 가진 율동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그라스를 주축으로 대조적인 구조감과 색감, 질감을 가진 식물들을 배치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향후 전시 기간 중 폭스바겐 고객들에게 전시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슈테판 크랍은 "20세기 최고의 안무가 피나 바우쉬의 예술적 성공을 함께 했던 페터 팝스트의 이번 전시에 폭스바겐코리아가 공식 후원을 하게 돼 기쁘다"라며, "특히 피크닉이라는 차별화 된 복합문화공간에서의 아테온 전시 및 고객 경험은 폭스바겐의 플래그쉽 모델인 아테온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크닉(piknic)은 작년 중구 회현동에 문을 연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과거 제약회사 건물을 리모델링 해 전시관, 카페와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며 많은 문화인들에게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피크닉은 지난해 개관 후 첫 전시였던 '류이치 사카모토: Life, Life' 展에 이어, '재스퍼 모리슨: THINGNESS'展 등 피크닉만의 감각적인 전시들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피크닉과 폭스바겐코리아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5월 25일 퍼블릭 오픈을 시작으로 10월 27일까지 진행되며, 폭스바겐 아테온 가든도 전시 기간 동안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출처 : Global News Network 'AVING' (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1536850&Branch_ID=kr&rssid=naver&mn_name=news)
2019.05.28